참 예쁘다. ‘여신’이라 불리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미모, 거기에 뜻밖에 털털한 성격까지 갖췄다. 한 마디로 매력 만점, 이민정(30)이다.

이민정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많은 사랑을 받은 이민정이 2012년 1월 5일 새해 첫 개봉하는 한국 영화 ‘원더풀 라디오’(권칠인 감독)를 통해 또 한번 매력을 발산한다. 빛이 나는 외모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이고 천방지축과 촉촉한 감성을 오가는 물오른 연기력, 그리고 빼어난 노래와 춤 실력까지 뽐냈다. 극중 라디오 DJ로 변신,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도 인상적이다. 승천하는 흑룡의 기운을 받은 임진년, 달콤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영화로 새해를 힘차게 맞이한 배우 이민정을 만났다.

◇두 번째 주연 영화 ‘원더풀 라디오’, 눈물이 왈칵

”’민정아~ 잘했다!’라며 등을 ‘뻑!’ 때리시는 류승룡 선배 뒷모습에 눈물이 펑펑 났어요. 오~오~ 친구들은 말도 마세요. 보통 친구면 솔직하게 나쁜 말도 해주잖아요.(웃음)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이상하던데요? 영화 시사회 끝나고 기다리던 친구들이 절 보더니 껴안아주면서 다 울었어요. 무려 10명이요. 기분 묘하던 걸요.”

가뜩이나 큰 눈이 더 커졌다. 할 말이 많았나 보다. 첫 주연작인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2010년) 개봉 당시 이민정은 “너무 재미있게 촬영했어요”라며 들뜬 모습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 배우 이민정은 마음가짐이나 외양에서 쑤욱 성장한 듯했다. 전작에서 모든 남성들의 로망인 ‘첫사랑 그녀’로 풋풋한 이미지를 발산했던 이민정이 이번 영화에서는 더욱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였다. 까칠한 라디오 PD역의 이정진과 호흡을 맞춰 과거 잘 나가던 아이돌 가수 출신의 DJ 신진아 역을 맞춤옷처럼 완벽하게 소화했다.

”촬영하는 시간이 참 즐거웠어요. 감독님이 저를 많이 믿어 주셨거든요. ‘이렇게 해’가 아니라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진아라면?’이라며 캐릭터를 제대로 ‘이민정화’ 할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극중 라디오 오프닝 멘트도 제가 썼잖아요. 하하. 아마 영화보는 재미가 꽤 있으실 걸요?”

중고등학교 시절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열혈 청취자였다고 밝힌 그는 작정하고 DJ 역할에 몰입했다. 실제 라디오 DJ를 하고 있는 가수 정엽의 도움도 받았고, 최화정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구경도 가며 분위기를 익혔다. 5~6개 오프닝 멘트도 직접 써서 더욱 뿌듯하다고 했다.

◇’뿌잉뿌잉’ 효과 봤나요? 푸하하하!

시원스럽게 큰 입에서 터져나오는 이민정의 웃음 소리는 거침없고, 꾸밈없다. 영화 속에서도 거침없이 웃고, 떠들고, 매니저(이광수)에게 욕도 하고, 라디오 PD에게 버럭 버럭 소리를 지르며 하고 싶은대로 다 한다. 때로 까칠하고 주로 털털한 캐릭터지만 빛나는 외모는 감출 수 없다.

”아무래도 카메라 감독님이 너무 이민정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예쁘게 찍은 티가 팍팍 난다”고 농담을 건네자 이민정만의 통큰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푸하하하! 진짜요? 역시! 촬영감독님 그리고 조명감독님께 초콜릿 뇌물과 더불어 ‘뿌잉뿌잉~’애교를 보여드렸더니 통했나봐요. 전작도 그랬고, 이번 작품에서도 감독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정말 감사하죠.”

기자시사회 뒤 호평에 여유를 찾았지만 작업과정에서는 마음을 졸이기도 했고 그때마다 친구들이 힘이 됐다. 힘들 때는 친구들과의 통화로 기운을 얻었고 편집본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의견도 물었다. 28살 늦은 나이에 KBS2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빛을 봤을 때까지 쭉 힘이 돼준 친구들이었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달에는 잠을 설친 날도 많았다. “기자시사 후 호평이 나왔을 때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혹평이 하나라도 보이면 마음을 칼로 베이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주세요. 뿌잉뿌잉~(웃음) 저는 연예인으로 살아온 기간보다 평범하게 친구들과 지낸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서두르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늘 함께해준 친구들 덕분이에요. 그런데 이젠 저만 솔로네요. 흑~ “

◇용띠해 소망? 1000만 관객 찍고 , 가슴 시린 멜로 한편!

새해 목표를 물으니 온통 영화 얘기만 했다. 할리우드 대작 ‘미션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과 300억 대작 ‘마이웨이’의 공습에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개인적인 소원을 묻자 이민정은 “영화 잘 되는 거죠 뭐!”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제 시작이잖아요. 출연작을 합해서 1000만 돌파도 아직 못해봤고요. ‘원더풀 라디오’ 하나 잘 되면 올 한해가 훈훈하게 넘어갈 것 같아요. 그리고 2월에는 ‘제대로 한번 놀아보세~’하며 신나게 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큰 욕심일까요?(웃음)”

이민정은 올해 서른이 됐다. ‘갑작스럽게 치솟은 인기에 대한 불안감은 없냐’고 묻자 여전히 쾌활하고 명랑한 이민정식 화법으로 응수했다.

”예전보다 한결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자’는 게 2012년 제 모토예요. 그렇지 않으면 시간은 그냥 흘러가잖아요. 올 한해, 하고 싶은 것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며 신나게 살 수 있다면, 불안감이나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 가슴시린 멜로 한편 꼭 해보고 싶어요!”

남혜연 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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