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앞에서 인종차별적 뉘앙스를 풍기는 농담을 했다가 정치 논쟁으로 비화되자 20일(현지시간) 긴급 사과성명까지 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진보성향인 드니로는 뉴욕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 재선을 위한 정치후원금 모금행사에서 공화당 대선 예비주자들 부인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유도했다. 이날 좌석 비용은 5천달러였다.

열렬한 오바마 대통령 지지자인 드니로는 축사에서 백인인 ‘캘리스터 깅리치, 카렌 샌토럼, 앤 롬니’ 등 공화당 대선주자 부인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미국이 과연 백인 영부인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질문했고, 웅성거리는 객석 속에서 한 사람이 “노(No)”라고 호응했다. 드니로도 “너무 이르죠. 그렇죠. 제 말이 맞죠”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성격이 급한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이를 정치쟁점화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루이지애나주에서 유세 중이던 깅리치는 “나의 부인은 물론 롬니와 샌토럼 부인을 대신해 한가지 얘기를 하겠는데, 드니로의 주장은 틀렸다는 사실”이라며 “미국은 새로운 영부인을 맞을 준비가 돼 있고, 그런 얘기를 굳이 인종적 언어로 표현할 필요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 후 논란은 온라인에서 계속 확산했다.

오바마 캠프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즉각 해명에 나섰다. 올리비아 알래르 공보비서는 “드니로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진화를 시도했다.

당사자인 드니로도 사과성명을 내고 “농담을 하려 했던 것이었을 뿐 그 어느 사람의 감정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68세의 나이로 최근 대리모를 통해 둘째 딸을 얻어 화제를 낳았던 드니로는 “비록 농담으로 한 얘기였지만 그 누구에게도, 특히 퍼스트 레이디 미셸 여사에게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당혹스럽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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