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연기자 정아율의 사망 사건이 중화권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진 가운데, 한 매체가 한국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에 장자연 사건을 빗대 한국의 성상납 관행을 언급했다. 고인에 대한 애도 대신 한류 꼬투리 잡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정아율 생전 외설 사진 유출’이라는 기사에 정아율과 무관한 사진을 내건 중국 매체.<br>광밍왕 보도 캡처
중국국제라디오방송의 온라인 매체 CRI온라인은 15일 ‘한국 여자 연기자 정아율 자살, ‘잠재적 규칙’이 한국 여자 연예인 자살의 원인인가?’라는 제목으로 정아율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한국 연예인들의 자살이 마치 ‘잠재적 규칙’때문인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제목이다. ‘잠재적 규칙’은 일반적으로 성상납, 성접대를 뜻하는 말이다.

CRI온라인은 정아율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7년 전 배우 이은주의 자살 이후 20여명의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유니, 정다빈, 최진실, 우승연, 송지선 등 자살로 생을 마감한 한국 연예인을 소개했다. 특히 이 매체는 2009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고 장자연이 소속사의 지시로 성접대를 한 사실을 언급, ‘노예계약’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했다.

매체는 한국의 많은 신인 연예인들이 소속사의 착취와 통제 하에 있고, 톱스타들도 피해를 입었다며 전지현, 최지우, 문근영 등 실명까지 거론했다. 한국 연예인들은 매니지먼트사와 계약 시 사생활과 과거를 모두 털어놔야 하며, 연애, 결별 등도 소속사에 의해 좌지우지돼 개인 생활이 전혀 없다는 설명도 더했다. 또 소속 연예인의 수입 중 70% 이상을 소속사가 가져가는 등 불평등 계약으로 연예인들의 생활이 풍족하지 못하며, 계약 기간은 최소 10년 이상이라며 과거 논란이 됐던 노예계약 관행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전달했다.

이 밖에도 선후배 관계가 엄격해 후배가 반항하면 폭행을 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한류스타 권상우가 과거 매니저에게 협박을 당했던 사건을 들어 한국에는 조직폭력배 출신의 매니저가 많다고 단정 지었다.

월드스타 장쯔이의 정치인 성상납 관련 소식으로 연예계 성접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절정에 달한 만큼 한류 열풍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의 ‘잠재적 규칙’은 대중의 구미를 자극할 흥미로운 소재다. 실제로 중국 인터넷 상에서 정아율을 ‘잠재적 규칙’의 또 다른 피해자로 여기는 네티즌도 많다.

심지어 중국 매체 광밍왕(光明網) 등 일부 언론은 ‘정아율 생전 외설 사진 유출, 한국 연예인 생존 환경의 비밀’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에 정아율과는 아무련 관련이 없는 여성의 사진을 게재해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중국의 억지스러운 연관 짓기는 처음이 아니다. 중국 매체들은 앞서 인터넷에 떠도는 음란 동영상 모음을 한국 연예인 성상납 비디오로 둔갑 시켜 전한 바 있다.

한편 신인 연기자 정아율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의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 경찰은 우울증,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했으며 생활고에 힘들어했다는 지인의 진술을 토대로 정아율의 사인을 자살로 결론 지었다.

박설이 기자 fsunday@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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