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학교 2013’ 박흥수 역… ”많은 관심, 감사하지만 걱정돼”

“학창 시절 친구 집에 가서 잘 수도 있고, 이불이 하나밖에 없으면 같이 덮을 수도 있죠. 사랑이라는 단어가 남녀 사이에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친구 사이 우정도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최근 종영한 드라마 KBS 2TV 드라마 ‘학교 2013’에서 박흥수 역을 연기한 배우 김우빈.<br>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KBS 2TV ‘학교 2013’은 일반적인 지상파 미니시리즈와는 달리 러브 라인이 그려지지 않았다. 학원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풋풋한 첫사랑도 없었다.

이 빈자리를 대신 채운 것은 승리고 2학년 2반 박흥수와 고남순 사이의 진한 우정. 한 때 절친이던 이들은 남순이 실수로 축구 꿈나무 흥수의 다리를 부러뜨리면서 커다란 금이 갔다.

’학교 2013’은 오늘날 우리 교실이 맞닥뜨린 암울한 현실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도, 흥수와 남수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뤘다.

14일 오후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박흥수를 연기한 신예 김우빈(24)을 만났다.

”흥수는 오로지 남순(이종석 분)에게만 신경을 쓰는 아이죠. 그래서 남순에게 모든 것을 맞췄습니다.”

그는 “촬영 당시에는 (이종석과 나) 우리 둘 다 남순과 흥수가 됐던 것 같다”며 “오글거리는 대사가 참 많았지만, 그래도 거부감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촬영 당시를 되돌아봤다.

”저는 드라마에 러브 라인이 없어서 오히려 좋았어요. 학원물이다보니 깊은 사랑을 표현하기 어렵잖아요.”

김우빈은 지난 2008년 서울 콜렉션을 통해 모델로 먼저 데뷔를 했다. 그에 앞서 2005년 모델로 데뷔한 이종석과는 런웨이를 누비던 시절부터 알고 지낸 동갑내기 친구 사이.

”제가 종석이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극 중 흥수는 남순과만 친구였는데, 제가 익숙한 친구를 바라보는 것과 처음 만난 배우를 바라보는 건 눈빛이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덕분에 호흡이 너무 잘 맞았죠.”

그는 촬영 마지막 날 이종석에게 “너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단다. 극 중 흥수와 남순이 그랬던 것처럼, ‘학교 2013’을 통해 이들은 정말로 친한 친구 사이가 됐다.

187㎝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모델을 꿈꿨다. 당시에도 그의 키는 178㎝. 또래 가운데 단연 돋보였다.

”어린 나이에 막연한 꿈일 수도 있었지만, 부모님이 응원하고 믿어주셨어요. 다른 친구들이 학업과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하고 싶은 모델 공부를 충분히 할 수 있었죠. 고등학교 1학년 때 모델 학과로 진학하기로 결심했어요.”

연기와 인연이 없던 그는 광고 촬영을 위한 연기 수업을 받던 중, 그의 연기 선생님이었던 배우 문원주에게 매료돼 또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처음 모델을 꿈꿨을 때와 꼭 같은 설렘을 다시 한 번 느꼈기 때문.

”문원주 선생님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고 반했죠. 다시 한 번 꿈이 생겼어요. 모르는 것들을 하나하나 배워 나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죠.”

지난 2011년 KBS ‘드라마스페셜 -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 연기 신고식을 치른 그는 이후 KBS ‘드라마스페셜 - 큐피드 팩토리’, MBN ‘뱀파이어 아이돌’ 등에 출연했다.

’학교 2013’은 그가 처음 출연한 지상파 미니시리즈. 그는 과거의 아픔을 간직한 흥수가 차츰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을 찬찬히 선보이며 대중에게 얼굴을 확실히 알렸다.

감정이 북받쳐야 하는 중요한 장면에서 그를 알아본 사람들 때문에 NG가 나기도 했다. 담벼락에서 흥수가 남순에게 속내를 털어놓은 바로 그 장면이다.

”절 알아봐 주신다는 게 평소에는 참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감정이 올라와야 하는데 도중 주위에서 소리가 나서 NG가 많이 났어요. 그날만은 미웠죠. (웃음)”

그는 “생각보다 너무 많은 관심을 한 번에 받아서 당황스러운 게 크다”며 “너무 감사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도 된다”고 토로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학교 2013’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공교롭게도 모두 학생. 색깔은 다소 다르지만, 거친 학생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김우빈은 “이제 조금 부드러운 느낌도 경험해 보고 싶다”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모델 일은 놓고 싶지 않아요. 예전처럼 들어오는 족족 다 할 수는 없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하고 싶어요. 제게 자극제가 될 수 있는 일이거든요. 모델이 안됐다면, 이 자리에서 인터뷰도 할 수 없었겠죠. (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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