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연예 업계가 뒤숭숭하다.



업계는 SM이 유명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며 해외시장에서 독보적으로 활약하는 국내 대표 기획사인 만큼 세무 조사가 다른 대형 기획사로도 불똥이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SM은 20일 “역외 탈세 등과 관련한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2009년에 이은 일반적인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지난 10여 년간 연예계 산업화가 가속화되고 한류 붐을 타면서 가수들의 해외 활동이 활발해진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기획사들은 내수 시장 규모가 작다는 판단에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나서 한류 바람을 일으켰고 효과적인 매니지먼트를 위해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미 SM은 1990년대 말부터 H.O.T 등을 중국 시장에 진출시켰고 이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에프엑스, 엑소 등을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동방신기의 공연은 지난해 일본에서 8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슈퍼주니어의 공연은 6년간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과정에서 SM은 SM 재팬, SM USA, SM 베이징(중국) 등의 지사 또는 에이전시를 설립해 운영했다. YG엔터테인먼트 역시 YG 재팬, YG 아시아(홍콩), YG USA, YG 베이징, JYP엔터테인먼트는 JYP 재팬, JYP 차이나 등의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또 이들 기획사는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발판으로 여행, 외식, 패션, 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규모를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SM은 현재 드라마와 예능 등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여행업을 하는 SM C&C를 비롯해 노래방 사업을 하는 SM 어뮤즈먼트, 외식업을 하는 SM F&B 디벨롭먼트, 학원 운영 사업을 하는 스타라이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류 붐과 함께 사업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국세청은 SM이 소속 연예인들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해외 공연 소득을 탈루(신고 누락)한 의혹이 제기되자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기획사 대표는 “현재 손꼽히는 기획사들은 해외 수익이 전체 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해외 공연 개런티나 머천다이징 상품 판매 수익을 현금으로 정산받는 경우가 많아 축소 신고의 여지는 도사리고 있지만 그런 위험은 다른 업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연예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여기는 인식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또 다른 기획사 이사는 “한류 바람으로 인해 기획사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것 같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며 “SBS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히트해도 온라인상에서 본 사람들이 많아 실제 제작사의 판권 수익은 엄청난 반향에 비해 크지 않다.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겉만 번지르르한 기획사가 다수”라고 말했다.

또 이번 세무조사가 파장이 커질 경우 한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의 시선도 보냈다.

한 음반기획사 홍보실장은 “다른 기획사들도 역풍을 맞을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국내 기획사에 대한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지고 사실 여부를 떠나 팬들의 반발이 거세져 한류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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