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정환의 감정 설명 없이 종영해 아쉬움

‘어남류’ ‘어남택’.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치열했던 덕선이의 남편찾기가 드디어 끝났다.

16일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은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서울 도봉구 쌍문동 봉황당 골목 다섯가족의 이야기를 아련하게 그려냈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가족’이 주인공이라고 했지만 두 번의 ‘응답하라’를 경험한 시청자들은 처음부터 여주인공 덕선(혜리 분)의 남편 찾기에 집중했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덕선이 좋아하는 정환(류준열)이 남편일 것이라는 ‘어남류’파와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어남택’파가 치열하게 맞섰다.

그리고 총 20회 중 19회에 가서야 밝혀진 덕선의 남편은 택(박보검)이었다.

덕선이 “왜 날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걸까”라며 우울해할 때마다 어딘가에서 나타났던 택은 평소의 어리숙한 모습과는 다르게 덕선에겐 남자다움으로 어필하며 사랑을 이뤘다.

어차피 정답은 하나였고 오답자가 대거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남편찾기’가 끝나자마자 별다른 설명도 없이 극의 중심에서 사라져버린 정환의 모습에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원래는 정환이 남편이었지만 제작진이 시청자의 반응을 보고 결말을 바꿨다는 추측까지 나왔다.

덕선의 마음이 정환에서 택으로 옮겨 가는 과정이나 정환이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이 그려질 것이라 예상됐던 20화는 쌍문동을 떠나는 가족들의 모습과 청춘에 대한 추억만 담겼다.

‘응답하라 1988’은 극 초반부터 정환이 덕선을 여자로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나 가슴앓이를 하는 모습 등 감정선을 세세하게 그렸지만 덕선과 택의 만남에 대한 그의 반응이나 1994년 이후의 그의 삶은 전혀 그려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정환의 고백에 모호한 반응을 보였던 덕선의 감정이나 식당에 버려진 반지의 행방에 대한 힌트도 없어 치밀하기로 이름난 ‘응답하라’에 걸맞지 않은 결말이라는 반응이다.

아이디 ‘lkm7****’는 “정환이 덕선이를 보내는 과정, 택과 덕선이 감정을 쌓는 과정, 그리고 정환과 덕선의 오해를 풀고 가는 과정이 매우 뭉뚱그려졌다”며 아쉬워했고 ‘jptt****’는 “혹자는 정환의 고백 아닌 고백과 반지 내려놓음으로 마무리 된거 아니냐 하는데 거기에 대한 상대의 반응이 없다. 반응할 가치도 없는 일인지? 그럼 반응할 가치도 없는 일을 초중반에 그토록 치밀하게 연출한 이유는 뭘까. 찜찜하다”고 썼다.

치밀할 만큼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남아내던 이전의 ‘응답하라’ 시리즈와 달리 이번엔 ‘남편은 택’이라는 결과만이 덩그러니 놓여졌다.

세 사람의 감정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정환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시청자 상상의 몫으로 남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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