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1TV 18일 밤 ‘극한 직업’

아시아 바나나 수출 시장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바나나 최대 생산국 필리핀. 필리핀 남쪽 다바오에 위치한 바나나 농장을 모두 합치면 서울 여의도 면적의 절반 크기를 훌쩍 넘는다. 이곳에는 재래식 방법으로 1년 365일 불볕더위와 싸우며 바나나를 수확하는 사람들이 있다. 18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 직업’에서는 15세 소년부터 68세 할아버지까지 필리핀에서 바나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본다.

필리핀 민다나오 섬 남쪽에 자리한 바나나 도시 다바오. 바나나 농장의 하루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바나나 수확에 필요한 도구는 들것 모양처럼 생긴 ‘파딩’과 운반을 도와주는 ‘롤러’가 전부다. 20~30㎏에 달하는 바나나를 어깨에 멘 채 수십 번 농장을 누비는 이들. 마치 소떼를 몰고 가듯 1t이나 되는 바나나 레일을 허리에 묶은 채 3㎞의 거리를 완주한다.

좁고 경사진 길은 물론 물살이 세거나 물이 가슴팍까지 차오르는 깊은 강에서도 바나나 운반은 계속된다. 자칫 물살에 휩쓸려 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달콤한 바나나를 따기 위해서라면 이들은 못 갈 곳이 없다. 수십 년 맨발로 농장을 누벼온 발은 척박한 땅바닥처럼 갈라지고 터졌다. 평생 바나나를 짊어진 어깨는 노인처럼 굽어 있다.

이곳의 하루 수확량은 최대 13t. 세계 각지로 보내지는 바나나는 사람보다도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들은 바나나 마을에서 태어나 바나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 간다. 바나나의 부드러운 과육 뒤에 숨겨진 단단한 사람들의 이야기. 바나나 수확에 담긴 굵은 땀방울의 현장을 찾아가 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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