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고별 방송…심야 토크쇼 ‘춘추전국’ 도래

미국 CBS 간판 심야토크쇼 ‘레이트 쇼’(Late Show)의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먼(68)이 20일(현지시간)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NBC ‘레이트 나이트’(Late Night)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무려 33년의 토크쇼 경력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미국 TV 역사상 심야 토크쇼 진행자 가운데 최장수다. 전설의 토크쇼 진행자인 자니 카슨(31년)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레터먼은 1982년 2월 NBC에서 ‘레이트 나이트’를 진행하다가 1993년 CBS로 옮겨 ‘레이트 쇼’를 이끌어왔다. 마지막 방송인 20일까지 모두 6천28회 토크쇼를 진행하는 셈이다.

그는 조용하면서 절제된 목소리에 날카로운 풍자와 적절한 유머로 미국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레이트 쇼’는 그동안 73차례나 에미상 후보에 오르고 9번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레터먼의 경쟁자는 NBC의 ‘투나이트 쇼’를 21년간 진행한 제이 레노였다. 2009년 ‘레이트 쇼’는 시청률 면에서 ‘투나이트 쇼’에 밀렸지만, 레터먼의 인기는 늘 레노를 앞섰다.

레이트 쇼를 거쳐간 게스트는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현직 대통령부터 폴 매카트니, 밥 딜런, 비욘세, U2, 톰 크루즈, 메릴 스트립 등 스타까지 다양하다.

오는 18일에는 ‘레이트쇼’에 60차례 출연한 바 있는 영화배우 톰 행크스와 뮤지컬 스타 에디 베더가, 19일에는 코미디 배우 빌 머레이가 각각 출연할 예정이다.

특히 머레이는 NBC ‘레이트 나이트’와 CBS ‘레이트 쇼’ 첫 방송에 모두 출연한 특별한 게스트다. 그는 레터먼 토크쇼에 모두 44회나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마지막 방송인 20일 게스트는 베일에 쌓여있다. 다만, 그의 라이벌이었던 제이 레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전했다.

레노는 과거 레터먼 쇼에 자주 나온 단골 게스트였지만, 자니 카슨이 ‘투나이트 쇼’에서 물러났을 때 후임 자리를 놓고 경쟁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

레터먼이 은퇴하면서 심야 토크쇼의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CBS는 정치풍자로 유명한 코미디언 스티븐 콜베어가 레터먼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이에 맞서 NBC는 레노의 뒤를 이어 ‘투나이트 쇼’를 이끄는 지미 팔론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ABC는 번뜩이는 순발력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지미 키멜을 내세우고 있으며, TBS에서는 독설로 유명한 코넌 오브라이언이 버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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