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통한 전염 사례가 확인되며 전 세계에 지카 바이러스 비상이 걸렸다.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의 미국 내 첫 감염 전파 사례가 나왔다고 미국 언론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다녀온 방문객과 성관계한 한 환자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감염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의 요청으로 역학 조사를 벌여 확진 판정을 내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모기가 아닌 성 접촉으로 감염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그동안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보고됐으나, 바이러스 확산 지역을 방문한 이들이 현지에서 감염된 게 대부분이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파동이 전 세계로 퍼진 뒤 미국 내 전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재커리 톰슨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장은 “지카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금욕할 수 없다면 성관계 때 콘돔을 착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감염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의료 전문가들은 성관계를 통한 지카 바이러스의 전염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남태평양의 섬 타히티에 사는 한 남성의 정액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고, 2008년엔 지카 바이러스 창궐 지역을 다녀온 미국 콜로라도 주의 한 연구가가 부인에게 성관계로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의료 기록이 있다.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 사태 이래 모기를 통한 바이러스의 감염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겨울에 모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 사례가 급증하는 만큼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보건 당국은 당부했다.

지카 바이러스 확산 지역을 다녀온 뒤 감염된 텍사스 주민은 현재 6명이라고 지역 방송 KXAN은 보도했다.

한편 지카 바이러스 비상에 정부가 지카 바이러스 긴급 회의를 개최한다.

3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정부는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신생아의 소두증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긴급 차관회의를 연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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