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베를린’ 특별강의·좌담회

류승완 감독이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영화 ‘베를린’의 일본 개봉을 기념해 특별 강의와 좌담회에 잇따라 참석했다.
류승완 영화감독


류 감독은 지난 17일 도쿄 시부야의 영화미(映畵美) 학교에서 시노자키 마코토(篠崎誠) 감독의 사회로 열린 특별강의에 참석해 학생들에게 자신의 영화관과 제작 이야기 등을 들려줬다.

류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다른 감독들에게 남은 필름을 받고 카메라도 빌려 찍은 단편영화가 운 좋게 상을 받았다”며 “좋은 영화를 되도록 많이 보려고 했고, 영화잡지에 투고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평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는 눈을 키웠다”고 밝혔다.

’베를린’을 감상한 학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류 감독은 “냉전 시대의 상징적인 장소인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갖는 의미가 컸다. 시놉시스를 만드는데 1년 정도 걸렸고, 제3국에서 남북의 인물이 만나기 위해 어떤 사건을 배경으로 하면 좋을지 계속 취재했다”며 “처음에 사건의 구조를 만든 게 아니라 내가 필요로 하는 인물의 타입을 몇 가지 만든 뒤 그들이 어떤 행동을 취하고 어떻게 서로 충돌하고 헤어질 것인지를 정리하고 궁리해 나갔다”고 답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건 법칙 같은 게 없으며, 이게 성공이고 이건 실패라는 기준은 없다. 원하는 영화를 찍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위대하고 성공한 순간”이라며 학생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18일에는 도쿄 신주쿠의 레프카다(LEFKADA)에서 좌담회를 열었다.

조직범죄 전문 저널리스트인 구로이 분타로(黑井文太郞)는 “영화 ‘베를린’이 압도적으로 재미있는 건 잘 짜인 균형감과 배경의 리얼리티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으며, 논픽션작가 기무라 유키히코(木村 元彦)는 “북한을 그린 다른 영화도 있지만 너무 치우친 묘사를 보여주는데, 이 작품은 오히려 북한 커플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만큼 그런 점에 의의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류 감독은 “어떤 체제든 거기 사는 사람들도 뜨거운 피가 흐르고 감정을 갖고 있다. 북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할 때도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지닌 인간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며 “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캐스팅과 관련해서는 “한석규의 출연이 결정된 뒤 다시 한번 대본을 꼼꼼하게 손을 봤는데, 그 과정에서 영화 ‘쉬리’의 10년 뒤를 그린 작품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답했다.

화제작 ‘베를린’은 타이틀 ‘베를린 파일’(berlinfile.jp)로 7월 13일 일본에서 개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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