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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사태…일본이 조용한 이유

도요타 사태…일본이 조용한 이유

입력 2010-02-05 00:00
업데이트 2010-02-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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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도요타자동차의 리콜 사태에 대해 일본이 유독 침묵으로 일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5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에서 도요타의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우선 도요타는 일본에서 가장 큰 자동차 회사이다.

 아키히토(明仁) 일왕,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수상을 비롯해 일본 국민 중 거의 절반이 도요타 자동차를 탈 정도다.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승용차 신차 중 48%가 도요타나 렉서스였다.

 이뿐 아니다.도요타는 업종을 불문하고 일본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도요타 본사 뿐만 아니라 전국 지사,계열사,하청 회사 등을 합치면 도요타와 관련 있는 부동산 규모는 어마어마한 숫자로 불어난다.

 도요타의 고용 인원은 일본에서 두 번째로 많으며,일본의 거의 모든 잡지와 신문이 이 회사의 광고를 싣는다.그런 만큼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대하다.일본 언론이 미국발 리콜 뉴스를 거의 보도하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지도 모른다.

 도쿄 한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요시카와 쇼이치씨는 “도요타는 일본 미디어의 주요 광고주”라며 “ 일본 미디어는 큰 광고주의 문제에 대해 크게 떠들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인적 네트워크도 풍부하다.조 후지오(張富士夫) 도요타 회장은 소니 이사이면서 일본 최대 재계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의 부회장이기도 하다.

 나오시마 마사유키(直嶋正行) 일본 경제산업상도 도요타 노동조합에서 조직국장으로 일했던 도요타맨 출신이다.도요타 출신은 일본 전역에 퍼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요타시(市)가 있는 아이치(愛知)에서 도요타의 존재감은 훨씬 크다.아이치현 법인세 수입의 20%가 도요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도요타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손실을 본 탓에 아이치현도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아이치현의 세수는 3월말까지 이어지는 2009 회계연도에 9천680억엔으로 떨어질 전망이다.2008 회계연도에는 세수가 1조3천억엔에 이르렀다.세수가 이렇게 많이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수가 이만큼 줄면 아이치현의 선생님,경찰관 등 공공 부문 근로자 7만명이 임금 4%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한마디로 말해 일본에서 도요타는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 만큼이나 중요한 회사다.

 일본인들은 도요타의 이런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표정을 짓고 있지만 내심은 다르다.

 특히 도요타가 일본이 자랑해온 품질관리와 신뢰라는 측면에서 근본적인 회의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일본 소비자들에게도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도요타 차를 몰고 다니는 한 철도회사 직원인 모토이케 료타(25)씨는 “도요타를 믿었는데 프리우스에서조차 결함이 발견됐다니 당황스럽다”며 “이제 도요타를 믿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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