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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티파티’ 건보개혁 반대운동 과격 양상

美 ‘티파티’ 건보개혁 반대운동 과격 양상

입력 2010-03-25 00:00
업데이트 2010-03-2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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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사무실에 투석, 전화로 폭언 협박 등으로 눈살

미국의 보수성향 유권자 모임인 ‘티파티(Tea Party)’ 운동원들이 건강보험개혁법에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하원의원들에게 살해협박을 가하는가 하면 의원사무실에 투석, 유리창을 파손하고 전화와 이메일로 폭언을 퍼부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 일부 티파티 조직은 민주당 의원의 집주소를 인터넷에 게재, 운동원들에게 이 의원의 집에 들러 면담하라고 부추김으로써 은근한 협박을 가했으며, 특히 특정 민주당 의원에게 건보개혁법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는 신문광고를 실으면서 해당의원의 자녀 사진을 함께 게재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민주당의 루이스 슬로터(뉴욕) 의원과 바트 스투팩(미시간) 의원이 건보개혁 법안 표결과 관련해 살해협박을 받았으며 슬로터 의원과 가브리엘 기퍼즈(애리조나) 의원의 사무실에는 누군가가 돌을 던져 유리창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슬로터 의원은 “저격수를 보내 건보개혁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의 자녀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전화가 지난주에 걸려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이 파견돼 슬로터 의원의 손자.손녀들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으며 연방수사국(FBI)과 우체국에서는 슬로터 의원의 집으로 배달되는 우편물을 사전에 정밀 검사하고 있다.

민주당내 대표적 낙태반대 의원으로 건보개혁법안 표결 직전 반대입장을 접고 찬성으로 돌아선 스투팩 의원은 “당신은 죽은 목숨이다. 당신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으며 잡고야 말 것”이라는 전화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이밖에도 추잡한 내용의 메시지가 폭주해 전화를 끊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스티브 드리하우스(오하이오) 의원의 경우 ‘개혁을 다시 생각하는 위원회’라는 이름의 한 단체가 자신에게 건보개혁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압박하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실으면서 자신과 두 딸이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한 것을 보고 경악했다.

이 단체와 이 광고를 실은 신문인 신시내티 인콰이어어는 드리하우스 의원 딸들의 사진을 실은데 대해 사과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드리하우스 의원은 티파티의 이런 극단적인 개혁반대 운동을 공화당 측이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화당의 존 베이너 (오하이오) 하원 원내대표가 지난주 자신을 겨냥해 했던 발언을 문제삼았다.

베이너 대표는 당시 민주당의 낙태반대파 의원들이 건보개혁법안에 찬성할 경우 정치적으로 곤욕을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특히 드리하우스 의원을 지목해 “그(드리하우스 의원)는 아마 죽을지도 모른다. 가톨릭 신자들이 그를 동네에서 쫓아낼 것이기 때문에 집에 들어갈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드리하우스 의원은 같은 지역구 출신으로 이웃에 살고 있는 베이너 대표의 이런 발언이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베이너 대표의 대변인은 “베이너 대표가 폭력을 용인하지 않으며, 당시 발언은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버지니아 린치버그의 티파티 운동 활동가인 마이크 트락설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토머스 페리엘로 의원의 가족 주소를 올려놓고 운동원들에게 “이곳에 들러 건보개혁법에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라”는 글을 실어 페리엘로 의원을 당혹스럽게 했다.

블로그에 실린 주소는 페리엘로 의원의 동생 주소로 확인됐는데, 블로그에 주소가 게재된 후 누군가가 이 주택의 프로판가스 연결호스를 절단하는 사건이 발생해 FBI가 수사에 나섰다.

한편 민주당의 스테니 호이어(메릴랜드) 하원 원내대표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화당 측이 개별의원들을 겨냥한 이런 위협에 대해 강력히 비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짐 클라이번(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침묵은 폭력행위에 동의하는 것”이라며 공화당의 미온적 태도를 성토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베이너 대표는 자신이 이미 폭력적 위협 행위를 비난했다면서 민주당 측은 미국민이 분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한 공화당 의원의 보좌관은 1994년 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를 이끌었던 뉴트 깅리치도 살해협박을 받았고 헨리 하이드 전 의원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때 숱한 살해위협을 당했다고 상기시키고 가장 최근에는 짐 버닝(켄터키) 상원의원이 실업수당 지급연장 법안의 통과에 반대하며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했다는 이유로 살해위협을 당했다고 지적, 공화당 의원들을 향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신변 위협 사례도 만만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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