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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 野 과도정부 구성…‘제2 튤립혁명’

키르기스 野 과도정부 구성…‘제2 튤립혁명’

입력 2010-04-08 00:00
업데이트 2010-04-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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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이어진 키르기스스탄의 유혈 소요사태로 7일 수백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야당이 과도정부를 구성하는 등 제2의 ‘튤립혁명’이 재현되고 있다.

이날 시위대는 수도 비슈케크의 주요 관공서를 장악하고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이 수도를 탈출했고 총리도 사임해 시위를 주도한 야당이 사실상 정권을 장악한 상태다.

전날 북서부 소도시 탈라스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이날 비슈케크로 확대됐고 대통령 청사로 진행하던 시위대와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수백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AP, 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시위대-경찰 충돌…사상자 다수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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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비슈케크에서 3천~5천여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비슈케크 대통령 청사로 행진하자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시위대는 키르기스 내무부의 보안본부와 국영 방송국, 검찰청사 등 비슈케크 곳곳에 위치한 주요 관공서를 장악했다.

시위대가 진압 경찰들을 쫓아가 무기를 빼앗고 집단 폭행하는 등 상황이 점차 격화되자 시위대에 떠밀리던 정부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야당측은 7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최소 100여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으며 보건부는 47명이 사망하고 400여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했으나 부상자의 상당수가 머리에 총상을 입어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도정부 구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면서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은 이날 소수의 수행원과 함께 소형 비행기에 탑승해 비슈케크를 떠났다.

정확한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야당의 한 고위지도자는 바키예프가 남부도시 오쉬로 떠났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 아크-숨카르당의 지도자인 테미르 사리예프는 국영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다니야르 우제노프 총리가 사임 성명서에 서명했으며 전 외무장관 로자 오툰바예바가 과도 정부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툰바예바는 8일 “이제 우리는 과도정부를 구성했으며 내가 이끌고 있다”며 “나는 앞으로 6개월간 임무를 수행할 것이고 이 기간에 헌법을 제정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대통령)선거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가 확대된 것은 2005년 튤립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바키예프 대통령이 정치 개혁 실패와 부패 등으로 국민을 실망시켰고 최근에는 경제위기로 생활난이 극심해지면서 결국 국민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각국 우려 표명…키르기스 미군기지 일시 폐쇄

키르기스 소요사태가 사실상 정권 전복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키르기스에 고액의 임대료를 주고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는 우려를 표시하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키르기스 마나스에서 아프간 작전 지원 기지 역할을 하는 공군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국무부 필립 크롤리 공모담당 차관보는 7일 “미국은 현 정권이 권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를 기해 마나스 공군기지를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이곳을 드나드는 항공기 및 군용기의 운항을 중단시켰다고 미군 관계자는 밝혔다.

러시아 정부도 키르기스의 반정부 시위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러시아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외무부 대변인은 “우려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양측이 폭력을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이번 사태는 불시에 닥친 일로 러시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알마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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