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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혐의 피소 골드만 부사장 ‘희생양’인가

사기혐의 피소 골드만 부사장 ‘희생양’인가

입력 2010-04-22 00:00
업데이트 2010-04-2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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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비서실장 루이스 리비,올리버 노스 전(前) 미 해군중령,프랑스의 금융중개인 제롬 케르비엘.

 한때 주요 언론매체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대형 스캔들의 핵심인물인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희생양’이라는 점이다.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혐의로 제소당한 골드만삭스의 파브리스 투르 부사장이 위에 열거한 유명한 선배들과 함께 ‘역사적인 희생양’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체니 전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리비는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신분 노출 사건과 관련해 위증 혐의로 기소됐던 인물이며,노스 전 중령은 레이건 행정부 시절 ‘이란-콘트라’ 스캔들의 주역,케르비엘은 31살의 나이에 2008년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에 49억유로의 손실을 안긴 금융사기의 장본인이다.

 이들 세 명은 본인 스스로가 범법행위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자신이 속한 조직과 보스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대신 짊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21일 미 ABC방송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를 기반으로 한 파생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부당한 내부거래 정보를 알리지 않은 혐의로 SEC로부터 제소당한 투르 부사장 역시 회사 최고경영진의 책임을 대신 지고 희생양이 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SEC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투르 부사장은 모기지 증권들을 기반으로 한 부채담보부증권(CDO) 상품의 설계 단계에 헤지펀드인 ‘폴슨 앤드 코’가 포트폴리오 구성에 직접 관여했으며,‘폴슨 앤드 코’가 CDO의 가치하락 때 이익을 챙기는 쪽으로 투자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SEC 측은 골드만삭스 경영진 가운데 투르 부사장만 제소한 이유에 대해 “해당 거래에 주로 책임이 있는 인물이 바로 투르 부사장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ABC방송은 전문가들 가운데는 이러한 SEC 측 주장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투자자문회사 바트만 엔터프라이즈의 빌 바트만 사장은 ABC와의 회견에서 “의사결정 과정에는 회사의 고위급 책임자가 다수 참여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투르 부사장은 2007년 1월 자신의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이 관여한 CDO의 복잡한 거래 메커니즘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토로,실제 책임라인이 자신 이외에 더 윗선까지 닿아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까지 골드만삭스의 런던사무소에서 일 해온 투르 부사장은 SEC의 제소 이후 무기한 유급휴가를 얻어 사무실에 나오지 않고 있으나,1.4분기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린 골드만삭스의 보너스 잔치에는 상당한 몫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투르 부사장은 회사의 암묵적인 ‘배려’ 속에 담담하게 희생양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리비 전 실장과 노스 전 중령,케르비엘 등은 모두 형사소추를 당해 일부는 실형까지 선고받았지만 투르 부사장의 경우 SEC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감옥에 가야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며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상당액의 벌금을 무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예상은 투르 부사장이 골드만삭스의 속죄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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