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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그녀는 아내·어머니였을 뿐”

“사진 속 그녀는 아내·어머니였을 뿐”

입력 2010-06-19 00:00
업데이트 2010-06-19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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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미공개 사진 공개

“그는 전 세계 인권운동의 상징이다. 지난 20년 중 14년을 가택에 연금된 채 살았다. 그러나 옛 사진 속에서 그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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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눈덮인 부탄의 산을 오르는 수치 여사. 남편의 프러포즈를 받은 직후다.
1971년 눈덮인 부탄의 산을 오르는 수치 여사. 남편의 프러포즈를 받은 직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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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1월1일 런던에서 열린 아리스 교수와 수치 여사의 결혼식 사진.
1972년 1월1일 런던에서 열린 아리스 교수와 수치 여사의 결혼식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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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여사가 스코틀랜드의 시부모 집 마당에서 큰아들 알렉산더, 둘째아들 킴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수치 여사가 스코틀랜드의 시부모 집 마당에서 큰아들 알렉산더, 둘째아들 킴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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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오른쪽) 여사와 남편 아리스 교수, 첫 아들 알렉산더를 안은 수치 여사의 어머니.
수치(오른쪽) 여사와 남편 아리스 교수, 첫 아들 알렉산더를 안은 수치 여사의 어머니.


17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이끌어온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미공개 사진 12장을 게재하고, 평범했던 그의 일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조망했다. 18일 수치 여사의 65번째 생일을 앞두고 공개된 사진 대부분은 1999년 사망한 남편 마이클 아리스 옥스퍼드대 세인트존스 칼리지 교수가 소장하고 있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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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AP=연합뉴스
아웅산 수치
AP=연합뉴스
가디언은 “20여년 전 노벨위원회는 수치 여사 대신 두 명의 아들과 가족에게 상을 수여해야 했다.”면서 “미얀마 군정의 감금은 가족을 향한 그의 개인적인 마음조차 옭아매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25살의 아웅산 수치는 부탄의 눈덮인 산을 오르고 있다. 가디언은 이를 ‘마치 13세의 소녀 같은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당시 수치 여사는 이미 유엔에서 일하고 있었으며, 부탄 왕족의 가정교사였던 남편에게서 프러포즈를 받은 시점이었다.

아리스 교수는 “아내는 히말라야의 산을 오르는 것을 좋아했고, 종종 축복받은 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회고하곤 했다. 1972년 1월1일 영국에서 열린 결혼식은 불교식으로 치러졌다. 가디언은 “옥스퍼드 출신의 청년은 한 나라의 운명을 가녀린 어깨에 짊어진 신부와 결혼했다.”고 묘사했다.

수치 여사에게도 어머니로서 행복했던 한때가 있었다. 수치 여사는 티벳과 부탄을 연구하는 아리스 교수를 따라 함께 옮겨다녔으며 첫 아들 알렉산더가 태어난 직후에는 고향 미얀마(당시 버마)를 찾았다. 1977년 태어난 둘째아들 킴은 수치 여사에게 더 많은 시간을 가족에게 힘쓰도록 했다. 사진에도 담긴 수치 여사의 옥스퍼드 집 테라스는 아직도 미얀마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가디언은 “고작 10년 후 이 사진의 주인공은 모국으로 돌아가 자신이 믿는 신념을 위해 평생을 바치게 됐다.”면서 “그는 이를 ‘운명’이라고 표현했고, 아내와 어머니를 잃은 가족들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1988년 수치 여사는 위독한 어머니를 보기 위해 귀국했다가 군사정권의 폭정에 시달리는 국민들을 위해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1999년 아리스 교수는 전립선암으로 영국에서 숨졌다. 미얀마 군정은 마지막으로 아내를 보겠다는 아리스 교수의 입국을 거부했고, 수치 여사는 자신이 떠날 경우 다시는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혼 직전, 수치 여사는 남편에게 “단 한 가지, 내 조국의 사람들이 나를 원하면 당신은 내가 그들에 대한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부탁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로에 대한 이 부부의 약속은 훗날 그렇게 지켜졌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06-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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