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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필리핀 기류’ 중화권 전체로 확산

‘反 필리핀 기류’ 중화권 전체로 확산

입력 2010-08-26 00:00
업데이트 2010-08-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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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발생한 인질극으로 8명의 홍콩 관광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반(反)필리핀 기류’가 중국 본토를 비롯한 중화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대다수의 홍콩은 물론 중국인들은 필리핀 경찰 당국이 어설픈 인질 구출작전을 펼치다 희생자가 늘어났다고 보고 있는데다 필리핀 정부의 사후처리 과정에 대해서도 ‘분개’하고 있어 반 필리핀 정서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인터넷 매체인 봉황망(鳳凰網)은 중국인 20여만명을 대상으로 인질참극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4.3%가 필리핀 경찰당국의 인질범 제압작전이 잘못됐다고 응답했다고 26일 밝혔다.

 또한 응답자의 60.7%는 ‘앞으로 영원히 필리핀으로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상하이(上海)시,광둥(廣東),윈난(雲南)성 등 중국 곳곳의 여행사들은 잇따라 필리핀 여행일정을 취소하고 있다.

 광둥성 주하이(珠海)시의 한 여행사는 오는 10월 2일과 3일 1팀씩 단체여행객 100여명을 필리핀으로 보낼 계획이었으나 관광객들의 대다수가 여행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일정 자체를 취소했다.

 중국 국가여유국도 지난 24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현재 필리핀에 체류중인 중국인 또는 중국 관광객은 개인 안전조치를 강화하라”면서 필리핀 여행 규제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콩과 중국의 인터넷망에도 필리핀 정부의 인질범 진압작전과 사후 처리 과정을 비판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홍콩과 중국인들은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인질극이 벌어진 다음날인 24일 기자회견을 갖는 과정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기는 커녕 만면에 웃음을 띤 모습을 보인데 대해 격분하고 있다.

 앞서 홍콩의 시민들은 지난 24일 주홍콩 필리핀 총영사관을 몰려가 ‘우리는 필리핀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분노하고 있다’는 등의 글이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홍콩에서 일하는 있는 13만여명의 필리핀의 가사도우미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마저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다.

 이처럼 인질참극을 계기로 중화권에서 반 필리핀 정서가 확산되자 중화권 관광객들의 여행과 자국 가사도우미의 홍콩 취업에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필리핀은 파문수습을 위해 부심하고 있다.

 아키노 대통령은 자신의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25일 “나는 기쁠 때와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직면할 때 웃는 습관이 있다”면서 “내가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제호마르 비나이 부통령도 이날 베이징(北京)을 방문한데 이어 27일에는 홍콩을 찾아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을 만나 다수의 홍콩 관광객이 희생된데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한편 홍콩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 청룽(成龍.56)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반 필리핀 정서’ 확산을 경계하면서 “홍콩은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걱정할 필요가 없다.우리는 당신들을 미워하지 않는다”고 필리핀인들을 안심시켰다.

 앞서 지난 23일 마닐라에서 M-16 소총으로 무장한 멘도사가 관광버스에 탄 홍콩인 관광객 21명을 붙잡고 11시간여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진압되는 과정에서 홍콩인 8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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