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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칠레 광부 구조 초읽기에 들뜬 가족들

<르포> 칠레 광부 구조 초읽기에 들뜬 가족들

입력 2010-10-11 00:00
업데이트 2010-10-11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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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캠프’ 활기…전세계 취재진 1천여 명 몰려

“두 달 만에 아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정말 행복합니다. 나오자마자 사랑한다고 얘기해줄 겁니다.”

칠레 북부 산 호세 광산에 매몰된 33명 광부들의 구조가 코 앞으로 다가온 10일(현지시간) 광산 앞에 마련된 ‘희망 캠프’에 모인 가족과 친지들은 두 달 넘게 보지 못했던 가족들을 만날 생각에 한껏 들뜬 모습이다.

지난 8월5일 붕괴 사고 이후 66일째를 맞는 이날 아침 캠프에 모인 가족들은 13일부터 광부들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33명 광부들의 사진과 칠레 국기들이 빼곡히 늘어선 캠프 곳곳에서는 가족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기도와 노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캠프에 머무는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학교 앞에서는 아이들이 밝은 표정으로 뛰어놀며 취재진에게 사탕을 나눠주기도 했다.

광부 아리엘 티코나 야녜스의 어머니 마리아 야녜스(54)는 “두 달 동안 매일 아침 캠프를 찾아 아들 소식을 기다렸다”며 “정말 행복하다. 구조작업이 잘 진행돼 아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33명 광부의 리더격인 최고령 광부 마리오 고메스의 손녀 마리아 가야르노(9)는 “정말 사랑한다. 큰 뽀뽀를 보낸다”며 할아버지에게 할 말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광부 알렉스 베가의 사촌 아르놀도 플라사 베가(42)는 “생사를 알 수 없을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어려운 시기는 지났다”며 “함께 자라서 친형제와 다름 없는 알렉스를 곧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기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열아홉 살로 33명 중 최연소 광부인 지미 산체스의 처형인 록사나 아발레스(30)는 “밝고 다정했던 지미가 무척 그립다”며 “생후 4개월된 지미의 딸을 비롯한 가족들 모두가 지미를 만날 순간을 매우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희망 캠프에는 가족, 친지들 외에도 33개국 500여 명의 외신기자들을 포함한 1천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구조 관련 새 소식을 기다렸다.

광부 가족들은 66일 동안 그들과 함께 광부들의 생사에 관심을 보여온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록사나 아발레스는 “광부들의 소식은 칠레를 넘어 세계적인 뉴스가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심을 갖고 함께 해준 언론과 전세계 사람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라우렌세 골본 광업부 장관은 캠프 가족들에게 구조 관련 소식을 전한 후 외신 기자들과 회견을 갖고 “광부들을 꺼낼 통로 케이싱 작업이 끝나면 13일부터 48시간 연속으로 광부 구조작업을 벌일 것”이라며 “정확한 시간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골본 장관은 “남은 과제는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며 “진행하고 있는 플랜 B에 차질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 플랜 C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피아포<칠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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