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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완패’ 오바마, 反기업정서 180도 전환

‘중간선거 완패’ 오바마, 反기업정서 180도 전환

입력 2010-11-04 00:00
업데이트 2010-11-0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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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현 행정부의 대(對) 기업 정책에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경제 부분에서의 실정(失政)이 72년 만에 최악의 집권당 패배의 주요 원인이었던 만큼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재탈환하기 위해서도 일자리와 투자의 핵심 키를 지닌 기업의 도움이 절실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같은 차원에서 공화당도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재계 수뇌부와 ‘경제 살리기’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현 정부의 반(反)기업 이미지를 친(親)기업으로 재설정하기 위한 물밑 채널을 가동함은 물론이고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선물 꾸러미도 준비하고 있다.

 ●오바마,失政 인정..재계와 초당적 회동 추진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 참패가 확정된 3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기업 정책에 대한 실패를 인정하고 앞으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금융규제 개혁과,금융사의 보너스 규제,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 등을 다루는 과정에서 반기업적인 정서를 표출했다는 점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무대 뒤에서 상당한 상호작용이 있다면서 그동안의 잘못을 시정하기 위한 특정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복수의 백악관 고위관계자들은 일자리와 경제라는 주제를 놓고 민주.공화당과 재계 수뇌부가 올해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에 회동하는 자리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부터 시작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 기간에도 친기업 행보를 선보인다는 전언이다.

 미국 재계가 열망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매우 중요한 우선순위 중 하나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한 기간에 미해결 현안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첫번째 기착지인 인도 뭄바이에서 200명 이상의 미국 CEO들이 참가하는 ‘미국-인도 비즈니스 서미트’를 열 계획이다.이 행사를 통해 수십억 달러 상당의 계약이 체결될 것이란 소식도 흘러나온다.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사회간접자본 투자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다만 이 같은 대규모 재정 지출에 공화당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가 변수다.

 ●참모 동원 물밑 화해작업 이미 가동

 본격적인 정책 전환에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기업 CEO들과 접점을 넓히는 등 사전정지작업을 최근 몇 달간 진행해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로비단체 성격인 재계의 협회에 접근하는 대신 소수 거대기업의 CEO들과 직접 대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과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는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자문 대상이다.

 보잉사의 짐 맥너니 회장 겸 CEO는 대외무역 자문기구인 대통령직속 수출위원회 위원이며,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에 조언하고 있다.

 재계를 대표하는 상공회의소와 공개적인 설전을 하는 와중에서도 발레리 자렛 백악관 수석보좌관,오스탄 굴스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등은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멤버들과 접촉해 무역 등 이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워런 백악관 소비자 담당 보좌관은 금융기업 CEO들의 모임인 파이낸셜서비스 라운드테이블 만찬 행사에 참석하는 등 금융산업 관계자들을 포섭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런 보좌관을 원래 소비자금융보호국장으로 임명하려다 공화당과 금융권의 반발을 우려해 일단 보좌관으로 앞서 임명했다.

 래리 서머스의 하차로 공석이 되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이나 여타 장관 자리에 재계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물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일은 오바마 행정부가 결국 중도로 돌아선다는 의미이며 이는 2012년 선거에서 무당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묘안이라고 보고 있다.

 윌리엄 갤스턴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 저변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재계와 화해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다만 이 같은 정책 변화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개월간 親기업→反기업 이동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 초기만 해도 정부와 재계의 관계엔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완연했다.

 경제위기의 초입이자 증시가 12년래 최악이었던 2009년 3월 오바마 행정부는 재계 지도자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 ) 회원들과 만나 기업가 정신을 극찬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와 재계는 경기 회복을 위해 협력하고 세제 개혁,재정적자 감축과 같은 중장기 이슈에 대해서도 협력하자고 다짐했다.

 집권 1년 반째를 맞은 지난여름 이 같은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회장을 맡고 있는 버라이존의 이반 자이덴버그 CEO는 “정부가 사실상 경제의 모든 영역에 끼어들게 되면서 시장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자본 조달과 창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측은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와 고용으로 연결됐어야 할 기업의 자금 1조8천억달러가 묶여 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재계의 로비 자금 모금 문제를 놓고 대기업들과 갈등했으며,건강보험 개혁 문제를 두고는 자영업자와 충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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