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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프간戰 승부수 1년…성과는 ‘미약’

오바마 아프간戰 승부수 1년…성과는 ‘미약’

입력 2010-12-14 00:00
업데이트 2010-12-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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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대적인 병력 증파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승부를 건지 1년이 경과했지만 성과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2011년 7월부터 아프간 철군을 시작한다는 이른바 ‘출구전략’을 공개하는 동시에 미군 3만여명을 증파,아프간 주둔군을 10만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철군 시점이라는 배수의 진을 쳐 놓고 2001년부터 8년여 끌어온 전쟁에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일단 미군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합군은 올들어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던 아프간 남부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전과를 올리긴 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아프간 북부와 서부 지역에서 새로운 거점을 개척했고,동부에서도 공격을 강화했다.결국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에 그쳤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과 아프간 간의 국경 지대와 파키스탄 안에 위치한 반군들의 은신처를 타격하는데도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와 함께 탈레반 소탕 작전에 고삐를 조일 수록 미군 사망자 수는 늘어 갔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군 472명을 포함한 연합군 680명이 사망,미국 입장에서는 2001년 개전 이후 최대 아군 피해를 기록했다.아울러 작전 중에 탈레반 등의 공격에 의해 사망한 아프간 민간인수도 수백명에 달했다.

 지난 6월 설화로 물러난 전임자 스탠리 매크리스털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현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도 신통한 결과를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하에 탈레반 장악지역에서 공세를 강화,반군들을 몰아낸 다음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그 지역을 아프간 당국에 넘긴다는 전략을 펴왔다.

 그는 전략의 1단계인 반군 소탕과 관련,연합군이 아프간 동부의 일부지역과 남부의 헬만드주 및 칸다하르주에서 성과를 거뒀음을 강조하고 있다.연합군이 올 여름 이후 공중전을 집중 강화한 가운데 9월초부터 12월2일까지 90일간의 작전에서 반군 1천469명을 생포하고,952명을 사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 소탕을 위해 쏟아 부은 포탄은 오히려 탈레반의 호전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궁극적으로 아프간 주민들은 예전보다 더 큰 위협을 느끼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한 카르자이 행정부의 부정부패도 미국의 노력에 김을 빼는 요인이다.미국은 2014년까지 아프간 전역의 치안 책임을 아프간에 넘긴다는 계획이지만 국민들은 부패한 아프간 정부가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한다.

 이와 함께 파키스탄도 여전히 두통거리로 남아있다.파키스탄은 표면적으로는 미군의 반군 소탕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자신들의 영토 안에 은신하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

 아울러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반군 지도자들과의 대화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 평화협상은 요원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주민들의 인내심은 바닥나고 있다.

 그들은 수만명의 외국 부대가 9년 이상 주둔하고,수십억달러의 지원이 제공됐음에도 자신들의 일상 생활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좌절감을 표하고 있다.

 가즈니주에서 경비원일을 하고 있는 사예드 라흐마트(27)는 “나는 집에서 일터까지 맘 편하게 올 수 가 없다”고 호소한 뒤 “날로 날로 치안 상황은 악화되고 있으며,탈레반은 정부보다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르자에 거주하는 41세의 농부 사디크 도타니는 “탈레반은 매년 봄이면 더 강력해진 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채 나타났다”고 상기하면서 그들이 내년 봄에 남부지역을 다시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7월 철군을 시작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하면서도 아프간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일견 모순되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진짜 속내가 인기없는 이 전쟁을 접는 쪽인지,장기전을 불사하는 쪽인지 불투명해 보이는 실정이다.

 카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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