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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차 재스민혁명 ‘찻잔속 태풍’?… 27일 2차시위 긴장

中 1차 재스민혁명 ‘찻잔속 태풍’?… 27일 2차시위 긴장

입력 2011-02-22 00:00
업데이트 2011-02-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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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건너온 진한 ‘재스민’ 향기는 예상했던 대로 넓은 중국 대륙 곳곳으로 파고들지 못한 채 흩어졌다.

하지만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재스민 혁명’ 열기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의 ‘재스민 행동’이 언제까지나 ‘찻잔 속의 미풍’에 그칠지는 불투명하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2차 시위 양상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위 장소로 고지됐던 전국 13개 도시 가운데 20일 오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만 각각 최소한 3명이 현장에서 연행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됐을 뿐 광저우, 청두 등 나머지 11개 도시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싱가포르의 친중계 매체인 연합조보는 21일 이번 시위를 ‘행위예술’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중적인 인터넷 검열과 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감시, 삼엄한 거리 통제 등에도 불구하고 대낮에 최고 권부인 중난하이에서 2㎞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베이징 최대 상업지역 왕푸징과 상하이 도심에서 시위 구호가 울렸다는 점을 중국 정부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시위는 조직자도 베일에 가려 있고, 치솟는 물가와 집값 등 민중을 자극할 수 있는 구호를 제시해 잠재적 파급력이 큰 데다, 단순한 선동 글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충격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의 주역으로 현재 타이완에 머물고 있는 왕단(王丹)은 홍콩 명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 진정한 인민들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하나의 시험이나 훈련을 한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인터넷 행동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 영어판,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만이 간략하게 베이징에서의 ‘소동’을 전했을 뿐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번 ‘중국판 재스민 혁명’ 시도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재스민 행동’이나 ‘재스민 혁명’과 관련된 문장들은 검색되지 않는다.

19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에 이어 20일에는 사정기관 총책임자인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중앙·지방정부 고위 간부들을 상대로 인터넷 정보 유통에 대한 적극적 관리를 주문했다.

중국 최고지도부가 중국판 트위터인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해 유포된 선동 글로 야기된 이번 ‘소동’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베이징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인대와 정협)가 다음 달 3일과 5일 개막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달여간 인터넷과 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집중적인 통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2-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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