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당독재·중동 일인독재… 성장분배도 차이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뒤덮은 ‘재스민 혁명’의 기세가 거세다. 재스민 혁명의 바람이 중국에까지 스며들 수 있을지 바라보는 시선도 늘고 있다. 중동이나 중국은 모두 하나의 집권당이 수십년 동안 독재를 해온 데다 최근 들어 가파르게 확산된 사회 불만이 본격적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렇지만 중동과 중국 상황은 여러 가지 점에서 판이하다.중국에서는 개발 독재를 통해 얻은 성장 과실의 상당 부분이 국민들에게 나눠지고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점도 차이다. 국민 상당수가 ‘성장 과실’의 혜택을 보고 있고, 중산층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생활 수준 상승 속에 사회기반시설 확충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빈부 차가 갈수록 커지고, 연해 도시와 내륙·농촌의 차가 벌어지면서 사회 불안정 요인도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빈자가 대다수이고 한 줌도 안 되는 왕족이나 부호, 독재자와 측근들이 부와 권력을 장악하는 중동과는 비교할 수 없다. 중국은 도시 빈민들의 수적 확대 및 중산층 욕구 확대 등을 여전히 체제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 교도인 중동에서는 종교가 민주화 시위의 저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지만 세속적인 중국에서는 사회 저항 세력을 조직화할 구심점이 없다. 또 중국에서는 공산당 우위의 문민 통제를 확실하게 지켜 나가고 있는 반면, 이집트 등 중동 국가 상당수는 군부가 직접 집권하거나 정치를 좌우하는 결정력을 갖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11-02-22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