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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 카다피 “국민은 여전히 날 지지… 끝까지 남을 것” 주장

[리비아 내전] 카다피 “국민은 여전히 날 지지… 끝까지 남을 것” 주장

입력 2011-03-01 00:00
업데이트 2011-03-0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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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독재체제 종말 초읽기

42년에 걸친 리비아 독재체제의 종말이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사실상 수도 트리폴리를 지배하는 일개 군벌로 전락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이런 상황에서도 28일 최후의 결사 항전을 거듭 다짐했다.

●TV 연설 통해 항전 촉구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리폴리 시내에서는 중무장한 정부군이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총을 나눠 주며 시가지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 카다피는 트리폴리에 거주하는 가구마다 500리비아디나르(약 400달러)씩 지원하는 당근도 사용했다.

카다피는 27일(현지시간) 시위가 본격화된 뒤로 TV에 세 번째 등장했다. 세르비아 민영 핑크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카다피는 “외세와 알카에다가 나를 몰아내기 위한 음모를 배후 조종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결코 리비아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되뇌었다. 카다피는 “리비아 국민들은 여전히 나를 지지한다.”면서 민주화 세력은 소규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미국 ABC방송 ‘디스 위크’ 프로에 출연해 리비아군은 국민들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언론 보도와 현실 사이에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다. 리비아 남부 전체, 서부, 중부, 심지어 동부 지역도 모두 평온하다.”고 밝혔다.

●재산 해외 반출·탈출 시작

사이프 알이슬람은 인터뷰에서 “해외에 아무런 자산도 없다. 우리는 매우 정직한 가문이고 다들 그걸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신들에 따르면 해외 은닉 자산과 해외 반출 시도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dpa통신은 반카다피 지도자들의 주장을 인용해 카다피 일가 재산이 800억 달러(약 90조 3000억원)에서 1500억 달러(약 169조 3050억원)에 이른다고 27일 보도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 전문에 따르면 카다피 일가는 연간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국영석유회사를 비롯해 통신, 사회간접자본 등 사실상 리비아 국민경제를 가족 금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카다피 일가가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카다피가 지난주 비밀리에 스위스에 사무실을 둔 대리인을 통해 영국 런던에 있는 한 개인 자산 운용가에게 30억 파운드(약 5조 5000억원)를 입금시켰다는 것이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이날 사이프 알이슬람이 영국 런던 교외에 침실만 8개나 되는 한 고급 저택을 소유하고 있다면서 1095만 파운드(약 199억원)를 매매가로 내놨다가 구매자가 없자 월세 9750파운드(약 1770만원)에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 사이트 ‘워 인 이라크’는 카다피 부인과 딸 아이샤, 3남 사아디, 4남 한니발의 아내와 자녀 등 일가 14명이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해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또 BBC에 따르면 카다피가 비행기 한대를 벨라루스로 보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으며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카다피 가족들의 출국 가능성에 주목했다. 다른 언론들은 카다피의 특사가 무기를 구입하거나 카다피의 금을 숨기기 위해 벨라루스로 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1-03-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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