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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신밍, 스파이인가… 단순 비자브로커인가

덩신밍, 스파이인가… 단순 비자브로커인가

입력 2011-03-12 00:00
업데이트 2011-03-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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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부 합동조사 풀어야 할 4가지 의혹

‘상하이 스캔들’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가 13일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11일 현지에 부임한 신임 안총기 상하이총영사는 덩신밍(鄧新明·33)에 대한 직접 조사와 관련, 중국 측에 협조요청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조사 전망을 어둡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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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신밍이 2005년 10월 중국의 한 유원지에서 가족나들이를 하며 취한 포즈.
덩신밍이 2005년 10월 중국의 한 유원지에서 가족나들이를 하며 취한 포즈.
안 총영사는 “중국 측에 어느 단계에서 덩에 대한 공조요청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안(상하이총영사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조사가 중요하다.”면서 “그런 단계(공조요청)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외교당국이 밝힌 방침과 반대되는 입장이어서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우려해 조사규모를 축소키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상하이총영사관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고, 총영사관측은 이날부터 외부인 출입을 일절 중지시킨 채 사실상의 합동조사 체제로 들어갔다.

정부합동조사반이 풀어야 할 미스터리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핵심은 덩의 정체를 밝혀내는 일이다.

덩이 소문대로 중국 고위직의 친척으로 상하이 당·정 집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도적으로 우리 측 영사들에게 접근해 비밀정보를 빼내려 한 ‘스파이’였는지, 아니면 단순한 ‘비자 브로커’에 불과했는지 등을 밝히는 게 선결과제이지만 안 총영사의 언급대로 직접조사가 이뤄지지 않게 될 경우, ‘추측성 결론’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정보유출 경로를 밝혀내는 것도 합동조사반의 과제이다. 누가 과연 덩에게 김 전 총영사가 갖고 있던 주요인사 전화번호부 영상 등을 건넸는지가 핵심이다. 참여정부 인사들의 출납장부 등은 H 전 영사에게서 덩에게로 직접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김 전 총영사 관련 부분은 당사자들의 주장이 달라 역시 덩을 직접 조사해야 명백하게 밝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도 명확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출된 정보가 어디까지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덩의 실체를 밝히는 것과도 연결돼 있다. 우리 정부가 더욱 신경을 쓰는 대목은 덩이 상하이총영사관 내부 인터넷에 접근했는지 여부다.

만일 그가 내부 인터넷에 접속했다면, 이는 상하이총영사관뿐 아니라 외교통상부 본부의 정보까지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질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덩이 총영사관 컴퓨터시스템 ID와 패스워드 등을 확보해 자료를 빼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이다. 만약 그렇다면 누가 덩에게 그런 ‘특급비밀’을 제공했는지, 덩이 진짜 총영사관에 들어와 컴퓨터를 통해 자료들을 열람했는지 등도 밝혀내야 한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덩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총영사와 7~8명 영사들의 역할 등도 중요한 조사 대상이다. 이들이 덩에게서 진짜로 어떤 외교적 수요를 충족했는지, 아니면 그저 복무기강 해이로 인해 무분별하게 외국여자와 접촉했는지 등을 가려내야 한다.

상하이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3-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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