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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ㆍ기상 전문가들, 동북아 풍향 변화에 촉각

핵ㆍ기상 전문가들, 동북아 풍향 변화에 촉각

입력 2011-03-17 00:00
업데이트 2011-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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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 일본 주변 기상변화 실시간 감시체제 가동

강진과 쓰나미로 타격을 입은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이 잇따라 폭발하면서 방사능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핵과 기상 전문가들이 동북아시아 일대 의 풍향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계절풍인 편서풍이 안정적으로 불고 있어서 원전에서 분출된 방사성 물질들이 바람을 타고 태평양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지만,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한국과 중국, 러시아 극동 지역, 남동 아시아 등지에 낙진(fallout)에 의한 환경 피해를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15일 제네바에서 한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기상조건으로는 방사성 물질이 일본의 동쪽 해안 바깥쪽, 즉 태평양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일본 본토와 한국 등 인접국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WMO 대변인은 “기상 조건은 수시로 변할 수 있다”고 밝혀 풍향이 바뀔 경우 방사성 물질들의 이동 경로가 변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WMO의 다른 관계자도 “현재 한반도 상공은 지표면에서 3~4㎞ 정도의 중심고도에서는 안정적으로 북서풍이 불지만, 1㎞ 안팎의 낮은 고도에서는 수시로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며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풍향 변화에 따른 낙진 피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12일 WMO에 실시간 기상 자료 제공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따라 WMO는 중국 베이징(北京)과 일본 도쿄(東京), 러시아 오브닌스크 등 3개 지역 기상센터에서 동북아 일대의 기상 및 풍향 변화를 24시간 감시토록 하는 등 ‘환경긴급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다.

IAEA와 WMO의 대응은 지난 1986년 4월 체르노빌 핵 참사 때 대기 중에 유출된 방사능 오염 물질이 바람을 타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서부, 벨라루스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일랜드까지 이동해 낙진에 의한 환경 피해를 유발한 사례에서 착안한 것이다.

아직까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이 인접국에 영향을 줬다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서쪽으로 약 1천 ㎞ 떨어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기상센터의 바르바라 코리체 대변인은 AFP에 “공기 샘플을 검사한 결과 통상적인 구성 물질만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전 폭발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핵종(核種)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상청도 ‘안전판’ 구실을 하고 있는 편서풍이 한반도 상공에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로 방사성 물질이 이동할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기상센터 예보팀의 시릴 호노레 부팀장은 “일본은 온대지방에 위치하고 있고, 따라서 바람은 일반적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분다”며 “하지만 이런 풍향이 지배적이라고 해서 매우 강력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호노레 부팀장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오염된 먼지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구름, 혹은 공기 덩어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수직과 수평 난기류에 노출돼있다”며 “따라서 (구름에 포함된) 물질은 대기의 방향에 따라서 분산될 수도 있고 엷게 희석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WMO 역시 바람의 방향에 따라 방사성 물질들이 태평양 해상으로 흘러간 것은 맞지만, 방사성 물질들의 이동 궤적을 입증할 측정 수단이 없다는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한편 캄차카와 사할린 등 러시아 극동지역 주민들은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한 위협이 없다는 당국의 발표에도 불구, 방사능 측정기와 해독제를 사재기하거나 모스크바 등 내륙으로 대피하고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 러시아 현지 언론이 전했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5일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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