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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결전’ 선언…벵가지도 최후통첩

카다피, ‘결전’ 선언…벵가지도 최후통첩

입력 2011-03-17 00:00
업데이트 2011-03-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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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17일 비행금지구역 설정 결의안 표결

반군 도시를 잇달아 함락시킨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서부지역 최후의 반군 점령지인 미스라타를 두고 ‘결전’을 예고하면서 리비아 사태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카다피 국가원수는 16일(이하 현지시각) 현지 국영방송에서 “오늘(16일) 미스라타에서 전투가 시작됐고, 내일(17일)은 ‘결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정부군이 미스라타를 탈환하고 서부지역에서 반군을 몰아내기 위해 총공격을 감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파죽지세로 반군을 몰아붙이며 브레가와 아즈다비야 등을 함락시킨 정부군은 이날도 미스라타에서 탱크와 대포를 앞세워 공세를 이어갔으나 탈환에 실패했다.

트리폴리에서 200㎞ 떨어진 리비아 제3의 도시 미스라타는 지난 9일 트리폴리의 서쪽 관문인 자위야가 정부군에게 함락되면서 서부에서 유일하게 반정부세력이 장악한 지역이 됐다.

미스라타를 장악한 반군은 이날 카다피 군의 탱크 일부를 탈환하는 등 정부군의 공격을 막아냈다고 밝혔고, 현지 주민도 동부지역에서 소규모 교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반군이 카다피군의 공격을 방어했다고 말했다.

미스라타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이날 교전으로 11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사상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정부군은 이와는 별도로 현지 방송을 통해 ‘반군 수도’인 동부 벵가지 시민들에게도 최후통첩을 보냈다.

알-리비아 방송은 이날 자막을 통해 정부군이 무장한 범죄조직으로부터 도시를 구하고 시민들을 돕기 위해 진격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이날 자정(GMT 오후 10시)까지 반군과 무기 창고가 있는 지역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카다피 국가원수도 레바논의 L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리비아 국민이 벵가지에서 알-카에다를 척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자신은 벵가지에서 전투가 벌어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최후통첩 시한에 맞춰 정부군이 벵가지 공격을 감행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벵가지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벵가지와 아즈다비야 사이에 구급차가 다니고 있기는 하지만 시내는 아직 조용하고 일상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정부군의 벵가지 진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벵가지와 아즈다비야 주재 인력을 동부 토브루크로 철수시켰으며, 벵가지에서의 지원 업무는 리비아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군이 반군 중심지인 벵가지 코앞까지 진격하면서 상황이 긴박해진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시간에 걸친 비공개 회동 끝에 리비아 비행금지구역(no-fly zone) 설정 결의안 초안에 합의했다.

결의안은 민간인 공격에 항공기가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리비아 영공에서의 모든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유엔 회원국들이 이 같은 조치를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보리는 오는 17일 이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은 민간인 보호를 위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결의안 통과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동을 마치고 국제사회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뛰어넘는 별도의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리비아 사태에 대한 적극적 개입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유엔, 나토 등과 함께 ▲동결된 카다피 재산을 이용한 반정부세력 지원 ▲인도주의 지원 업무 강화 ▲유엔의 리비아 무기금수 강화 등 별도의 ‘구체적 조치들’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반정부 세력의 국가위원회를 공식 인정한 프랑스도 군사개입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와 영국은 지난 2주간 ‘목표물을 겨냥한 공습’을 고려해 왔는데, 이를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의 허가와 아랍 국가들의 효율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와 아랍 국가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했다.

쥐페 장관은 이미 몇몇 아랍 국가가 프랑스의 입장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국가가 어느 나라인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리비아 반군 지지하는 이브라힘 다바쉬 유엔 주재 리비아 대리 대사도 카다피 국가원수가 리비아 동서부 양쪽에서 군사작전을 진행중이라며 국제사회가 10시간 안에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독일 등 일부 안보리 국가들이 여전히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결의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비탈리 추르긴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가 비행금지구역 설정 이전에 우선 정전(cease-fire)을 제안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먼저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cin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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