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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결사항전”…반군, 임시정부 출범

카다피 “결사항전”…반군, 임시정부 출범

입력 2011-03-24 00:00
업데이트 2011-03-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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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이 리비아에 대한 4차 공습을 벌인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잠적 1주일 만에 지지자들 앞에 나타나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카다피 부대는 또 리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미스라타에서 연합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병원 건물을 차지한 채 반군을 공격하고 있으며, 남서부 소도시 진탄과 동부의 교통 요충지 야즈다비야에서도 반군을 압박하고 있다.

반군은 거점 도시인 벵가지에서 임시정부를 출범시켰으며, 세속주의에 기반한 민주주의 정권을 추구한다는 정강을 밝혔다.

영국 공군의 그레그 배그웰 부사령관이 이날 “리비아에는 공군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연합군의 공습 작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3국 정상의 합의로 작전권을 이양받게 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리비아에 대한 해상봉쇄에 들어가기로 했다.

◇카다피 “항복 안 한다” = 서방 연합군의 공습이 시작된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카다피는 22일 밤 트리폴리에 있는 자신의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에 모습을 드러내고 ‘인간방패’를 자처한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들을 물리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다피는 국영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나는 여기에 남아 있고, 내 집은 여기”라며 연합군의 폭격을 피해 다른 곳으로 도피했을 수 있다는 외신의 추측을 일축한 뒤 “(리비아인들이) 제국주의에 맞선 국제전을 이끌고 있다”며 ‘파시스트 침략에 맞선 전쟁’에 전 세계 무슬림의 동참을 호소했다.

카다피가 잠적 1주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트리폴리에서는 연합군의 4차 공습을 알리는 폭발음이 2차례로 들리고, 10여 분간 대공포의 예광탄이 밤하늘로 발사되는 광경이 현지에서 목격됐다.

이와 관련, 카다피 부대와 반군 간의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미스라타에서는 이날 아침 정부군의 공군 기지에 2발의 폭탄이 떨어졌다고 현지 주민이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연합군은 지난 19일부터 연일 해상에서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고 전폭기를 동원해 공습 작전을 벌이며 카다피 부대의 대공방어망을 파괴하고 있다.

영국 공군의 그레그 배그웰 부사령관은 이날 “(리비아에는) 전투력을 가진 공군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 위한 연합군의 공습작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리비아에 대한 연합군의 공습 작전 기지가 있는 이탈리아 남부의 공군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뒤 “우리는 현재 리비아 지상군에 지속적이고 가차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전날 밤 전화회담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리비아 작전을 지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나토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른 대(對) 리비아 군사개입의 일환으로, 리비아에 대한 무기금수를 이행하기 위한 해상 봉쇄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함정 5척과 잠수함 1척을 파견하기로 합의했으나 리비아에 대한 공습 작전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고, 핵심 회원국인 독일 역시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에 반대하고 있어 나토 내부에 단일 지휘체계가 구축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카다피군, 서부서 연일 공세 = 카다피 부대는 이날 리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미스라타와 남서부에 있는 진탄, 동부의 격전지인 아즈다비야에서 반군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도시 미스라타의 주민들은 “카다피 부대가 시내 병원을 차지하고, 지붕 위에 저격수를 배치했으며, 건물 밖에는 탱크가 주둔해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전했다.

서방 연합군이 병원 건물을 공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카다피 부대는 이 같은 전술을 구사하며 반군 세력을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반군은 부상자를 치료할 곳이 없다며 국제사회에 병원선을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미스라타 주민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인용, 카다피 부대가 병원을 장악하고 있다면서 카다피 부대 저격수들의 사격으로 최소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카다피 부대와 반군 간의 주요 격전지인 미스라타에서는 지난 21일에도 40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의료진이 밝힌 바 있다.

트리폴리에서 남서쪽으로 106㎞ 떨어진 진탄에서도 이 도시를 탱크로 포위한 카다피 부대와 도시를 지키려는 반군 간의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카다피 부대의 탱크 50∼60대와 여러 대의 장갑차가 진탄을 포위하고 있다면서 이날 오전에는 카다피 부대의 포격으로 10∼15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동부 지역의 교통요충지 아즈다비야에서도 정부군과 반군 간의 교전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반군, 임시정부 출범 = 반군의 구심체인 국가위원회가 이날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개혁주의자인 마흐무드 지브릴(59)을 총리로 선임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반군의 니산 구리아니 대변인은 “국가위원회는 의회기구여서 우리는 행정을 책임질 집행 기구가 필요하다”며 임시정부를 구성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임시정부의 수립으로 리비아가 서부의 카다피 체제, 동부의 반군 체제로 동서 분할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우리는 리비아 서쪽과 수도 트리폴리를 해방시켜 나라를 하나로 통합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와 관련, 국가위원회는 또 장래에 세속주의에 기반한 민주주의 정권을 추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위원회에서 파견한 특사 마수르 사이프 알-나스르는 전날 파리에서 작가들과 전직 관료, 기자들이 참석한 한 모임에서 “리비아의 미래는 민주주의와 세속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박사 출신으로, 리비아 국가계획위원회 대표와 국가경제개발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지브릴 총리는 반군의 거점 도시 벵가지에서 결성된 국가위원회에서 비상위원장을 맡아왔다.

지브릴 총리는 지난 10일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국가위원회에 대한 프랑스의 지지를 이끌어 낸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당시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국가위원회를 리비아의 유일한 합법적 정부로 승인했고, 유럽연합(EU)은 이튿날인 11일 브뤼셀에서 열린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국가위원회를 ‘정치적 대화 상대’로 인정한 바 있다.

미국의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미국 외교문서에서 그는 ‘개혁적 마인드의 소유자’ 또는 ‘미국적 시각을 가진 진지한 협상 상대’로 평가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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