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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피해 16조엔… 생산재개 꿈도 못꿔

설비피해 16조엔… 생산재개 꿈도 못꿔

입력 2011-03-26 00:00
업데이트 2011-03-2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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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2주일… 분야별 피해 중간점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26일로 꼭 보름째를 맞는다.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사망자만 5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 속에 아직 정확한 피해 집계마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금융·산업계 등 일본 전 분야에 걸친 피해까지 감안하면 이번 대재앙의 후유증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분야별 피해를 중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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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부에 따르면 피해지역 기업 설비의 피해액은 9조~16조엔에 이른다. 도호쿠 지역의 수많은 기업이 조업을 중단했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근처에 있는 공장은 종업원들의 접근조차 막혀 있어 복구나 생산재개를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대의 장애는 부품 부족이다. 반도체 재료가 되는 실리콘 웨이퍼나 플라스틱과 고무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은 이번 재해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이로 말미암아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은 지역의 완성품 공장도 덩달아 기계를 돌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국내 자동차 생산은 11일부터 25일까지 35만대가 줄었다.

주식시장은 지진 재해 발생 이후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 15일에는 하루 만에 닛케이지수가 무려 1015포인트(10.55%) 폭락하기도 했다. 1987년 10월의 블랙먼데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쇼크를 뒤잇는 역대 세번째 하락폭이다.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재해 지역 고속도로의 많은 구간이 유실돼 통행이 금지됐다. 25일에도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30㎞ 이내 구간은 통행이 규제되고 있다. 신칸센도 나스 시오바라에서 모리오카 간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폐쇄했던 이와테 하나마키와 오다테 노다이 공항은 운항을 재개했으나 쓰나미에 활주로가 유실된 센다이 공항은 복구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진 발생 직후 46만 가구에 가스 공급이 중단된 뒤로 제대로 복구되지 않고 있다.

24일 현재 미야기현 등 5개 현 약 36만 가구가 아직 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복구율은 13%. 상수도 역시 210만 가구에 공급이 중단된 뒤 점차 복구되고 있으나 10개 현 66만 가구가 지난 24일까지도 수돗물을 쓰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과 주요 화력 발전소가 지진 피해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수도권에서 강제 단전을 실시하는 등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다.

전철이 운행을 중단하는 등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은 것은 물론 기업체의 생산 기능도 사실상 정지됐다. 19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최대 에너지 위기 사태에 직면했다. 계획 정전은 4월 말에 일단 끝나지만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에 다시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후쿠시마의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능으로 인해 후쿠시마현과 이바라키현, 군마현 등의 농산물 13개 품목이 취급제한이나 출하정지 조치가 이뤄졌다. 도쿄도 가나마치 정수장의 수돗물에서 유아(1세 미만)의 기준치를 2배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1400만명의 도쿄 주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1-03-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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