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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공개 ‘관타나모파일’ 점입가경

위키리크스공개 ‘관타나모파일’ 점입가경

입력 2011-04-26 00:00
업데이트 2011-04-2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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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를 총지휘한 오사마 빈 라덴이 9.11 이후 3개월간 미국 정보망을 따돌린 채 아프가니스탄 이곳저곳을 다니며 추종자들에게 지령을 하달한 정황이 공개됐다.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폭로전문 인터넷사이트 위키리크스로부터 입수해 보도한 관타나모 수용소와 관련한 미군 비밀문서에는 빈 라덴의 9.11 테러 이후 행적과 무고한 농부들을 오인해 구금한 일, 반대로 중대한 테러리스트를 ‘무혐의’로 판단해 석방한 일 등이 생생하게 담겨있었다.

◇9.11테러 이후 빈 라덴 행적= 빈 라덴은 미국의 아프간 공격 첫날인 2001년 10월7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서 탈레반 최고 사령관인 물라 만수르를 만난 것으로 돼 있다.

빈 라덴은 또 같은 달 이집트 출신 부관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와 함께, 지금까지도 탈레반을 이끌고 있는 잘랄루딘 하카니를 만났다. 비슷한 시기에 카불에서 말레이시아 출신인 야지드 주바이르와 바시르 랍을 만나 역사와 종교에 대해 강의하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주바이르와 랍은 현재 관타나모에 수감돼 있다.

이어 2001년 11월 빈 라덴은 자와히리와 경호원 등을 대동한 채 아프간 잘랄라바드 남서쪽산악지대인 토라보라의 동굴지역으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중순 토라보라를 떠나기 전까지 수시로 아프간 수도 카불과 그 주위에 마련된 임시 사령부에서 추종자들의 방문을 받고 공격 지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빈 라덴은 토라보라에서 빠져나온 뒤인 2001년 12월 어느 날에는 돈이 없어서 자신의 도피를 돕던 사람으로부터 7천달러를 빌렸다는 진술도 공개됐다.

아울러 9.11 테러가 일어난 불과 나흘 뒤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전 개전 선언을 하자 당시 칸다하르를 방문 중이던 빈 라덴은 아프간에서 “이교도 침락자”들에 항전하라는 메시지를 아랍지역 전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에다 수뇌부, TV로 9.11 장면 지켜봐 = 9.11 테러의 주체인 알-카에다 지도급 인사들이 테러 당일인 2001년 9월11일 파키스탄 카라치에 대거 체류중이었던 사실도 관타나모 파일을 통해 새롭게 공개됐다.

당시 9.11테러의 기획자로 알려진 칼리드 세이크 모하메드는 알-카에다 핵심 조직원들과 함께 카라치의 한 안가에서 TV를 통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워싱턴 국방부 청사 등이 화염에 휩싸여 있는 장면을 지켜봤다.

또 2002년 발생한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 테러의 배후로 의심되는 리두안 이사무딘은 당시 카라치에서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장비를 구입하고 있었고, 2000년 미국 구축함 USS콜 폭파사건의 지휘자로 의심되는 아브드 알 라힘 알 나시리는 현지의 한 병원에서 편도적출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었다.

카라치에 체류중이던 이들 알-카에다 수뇌부는 9.11 테러 이후 만 하루가 지나기 전에 미국과의 장기전을 준비하기 위해 아프간으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美, 파키스탄 정보부도 테러조직 간주= 관타나모의 미군 당국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은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파키스탄 정보부(ISI)를 테러조직으로 간주한 사실도 이번에 공개됐다.

2007년 작성된 관타나모 파일에 따르면 관타나모의 미측 조사관들은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어 놓은 60여개 국제 반군 네트워크 명단에 ISI를 포함시켰다.

이 가이드라인은 60여개 단체를 테러리스트 조직 또는 연계 단체로 묘사하면서 이들 단체와 관련된 수감자들은 “알-카에다, 탈레반을 지원했거나 미국과 연합군에 대한 적대행위에 관여했을 수 있다”고 적었다.

◇英 핀스베리 사원도 주목받아= 또 다른 관타나모 파일은 영국 런던 북부 핀스베리파크의 이슬람 사원을 과격분자들의 “천국”으로 묘사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관타나모 문서에 따르면 관타나모 기지 미군 사령관은 핀스베리 사원을 “테러공격 계획과 선전.선동의 기지”로 칭했다. 또 이 사원의 성직자인 아부 카타다와 아부 함자에 대해서는 테러리스트를 전세계에서 모집해 아프간과 파키스탄으로 파송하는 핵심 인사로 묘사했다.

또한 아프간에서 연합군에 맞서 싸우다 생포된 관타나모 수감자 중 최소 35명이 핀스베리 이슬람 사원을 거쳐 아프간으로 파견됐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마구잡이 구금..엉뚱한 석방= 뉴욕타임스(NYT)는 이번에 공개된 관타나모 문서들이 아프간 반군활동과 무관한 농부의 신원을 오인, 재판없이 2년간 관타나모에 구금한 일과 중대한 테러리스트를 ‘무혐의’로 판단해 석방한 일 등 미군 당국이 저지른 실수들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또 관타나모 측이 15살때인 2002년 폭탄 테러로 미군 병사를 사망케한 건으로 40년형을 받은 캐나다 국적자 오마르 카드르와 비공식적인 플리바게닝(수사에 협조하는 대신 형량을 줄여주는 것)’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관타나모 파일에 따르면 카드르의 실제 형량은 8년으로 책정됐으며, 카드르는 관타나모에서 1년간 복역 후 캐나다로의 이송을 요구할 수 있게끔 돼 있었다. 그러나 미군 당국은 아버지가 알-카에다의 자금줄 관리를 담당한 거물이었던 카드르의 정보 가치가 높다고 판단, 구금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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