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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재민 “韓대통령에 감사 전하고 싶었는데”

日 이재민 “韓대통령에 감사 전하고 싶었는데”

입력 2011-05-21 00:00
업데이트 2011-05-2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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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달려와 준 한국 구조대를 본 순간 눈물이 나도록 고마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일본 방문길에 미야기(宮城)현의 다가조(多賀城)시 문화센터를 들른 데에는 한가지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이 지역이 바로 한국 119구조대가 동일본대지진 직후인 3월16∼17일 구조·수색활동을 벌인 곳이기 때문이다.

다가조시에서도 가장 피해가 큰 곳이 해변에 인접한 사쿠라기미나미(櫻木南) 지구. 이 지역의 주민 대표격인 행정구장(行政區長) 사이토 세이지(齊藤政治.69)씨는 한국 119구조대를 안내한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당시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던 사이토씨는 3월16일 오전 쓰나미에 잠긴 집을 둘러보러 갔다가 동네입구에 막 도착한 한국 구조대를 발견했다.

3월14일 다른 나라 구조대에 앞서 일본에 도착한 119 구조대가 15일 센다이시 가모(蒲生) 지구를 거쳐 16일 오전 쓰나미로 궤멸적인 피해를 본 다가조시로 향한 것. 다가조시에는 일본 자위대보다도 먼저 도착했다. 버스 두대에 나눠타고 온 한국 구조대 100여명은 당시 우선 어느 지점부터 수색할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이토씨는 서슴지 않고 한국 구조대 앞에 나서서 이들을 한 주택 쪽으로 이끌었다. 이 집에 살던 만 82세 할머니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건물 더미 속에 묻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말이 안 통하는 건 아무런 문제도 아니더라고요. 손짓 몸짓이면 다 되니까요”

1968년부터 40년 이상 이 지역에서 산 사이토씨의 판단은 정확했고, 한국 구조대는 이 노파의 시신을 찾아낸 것을 시작으로 9시간 동안 시신 3구를 찾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구조대는 그후 다가조시와 인근 시오가마(鹽釜)시 등지에서 수색작업을 끝낸 뒤 3월23일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일본 주민들의 가슴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정말 고맙습니다. 사람은 역시 혼자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고, 친구가 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한국에 대한 추억이라곤 1980년대 서울 관광의 기억 밖에 없던 사이토씨는 이제 한국을 친구로 느끼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다가조시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이런 느낌을 직접 전달하고 싶어했지만, 아쉽게도 실현하기는 어려웠다.

대신 취재차 자신의 집을 찾은 기자에게 감사의 말을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언젠가 한국에 가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아직 그럴 수 있는 사정은 아니네요. 하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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