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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탈리아, ‘테러리스트 공방’ 가열

브라질-이탈리아, ‘테러리스트 공방’ 가열

입력 2011-06-11 00:00
업데이트 2011-06-1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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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브라질 주재 대사 소환..2014 월드컵 보이콧 주장도 제기

브라질에서 수감 생활을 해온 이탈리아 극좌 테러리스트 케사레 바티스티(55)의 석방을 둘러싼 브라질-이탈리아 간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 8일 대법관 전원회의 표결을 통해 찬성 3표, 반대 6표로 이탈리아 정부의 바티스티의 송환 요구를 기각했다.

10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외교부는 이날 바티스티 석방에 대한 항의 표시로 브라질리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통보받은 바 없다”면서 대사가 소환되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브라질이 사법적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고려에 따라 바티스티를 석방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판결은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이탈리아 국민과 희생자 유가족들의 정당한 요구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바티스티 문제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일부에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의 한 각료는 “2014년 월드컵을 보이콧해 브라질 대법원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브라질에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8천여명 가운데 80%가 보이콧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탈리아가 2014년 월드컵을 보이콧하면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치적인 문제를 월드컵과 연결시키지 말라는 메시지다.

1970년대 좌익 무장투쟁을 주도한 바티스티는 1977~1979년 발생한 4건의 살인사건에 연루돼 1979년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됐으며, 1981년 탈옥해 프랑스와 멕시코 등을 떠돌다 2007년 3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체포됐다.

이탈리아 법원은 1993년 결석재판을 통해 바티스티에게 종신형을 선고했고 이탈리아 정부는 브라질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으나 브라질 정부가 2010년 1월 그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면서 외교 마찰이 빚어졌다.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해 심리를 거쳐 바티스티 송환 여부에 관한 결정권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에게 일임했고, 룰라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2010년 12월 31일 송환 거부를 결정했다.

한편, 대법원의 기각 결정에 따라 브라질리아 인근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바티스티는 전날 새벽 자유의 몸이 됐으며, 브라질 정부에 영주 자격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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