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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갑부 “사후 재산 어찌할지 고민”

세계 최고 갑부 “사후 재산 어찌할지 고민”

입력 2011-06-13 00:00
업데이트 2011-06-1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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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눠줄 때도 당신이 내놓는 것은 거의 없다.”

세계 최고의 부자는 13일 보도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레바논 출신의 철학자 겸 작가인 칼릴 지브란의 책 ‘예언자’에 나온 한 구절을 읊으며 말문을 열었다.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71). 800억 달러가 넘는 개인재산을 보유한 슬림은 오랫동안 세계 부호 1위를 지켜온 미국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제치고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최고 갑부로 포브스 조사결과 선정됐다.

회사의 눈부신 성장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정부당국의 감시와 경쟁기업의 견제에 고민이 많을 슬림은 뜻밖에도 자신의 사후 재산을 어떻게 할지 요즘 숙고 중이라고 FT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그는 “자식들에게 이 회사를 물려줘야 하나? 나는 (부모로서) 그럴만한 책임이 있다. 그렇다고 내가 가진 부의 90%, 혹은 98%를 아이들에게 남겨준다? 그 또한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사를 판다면 외국 기업이 살까? 아니면 멕시코에 모든 재산을 넘겨야 하나?”고 묻더니 빠른 계산 끝에 “멕시코에 재산을 내놓으면 국민 1명당 세금을 제하고도 약 300달러를 받을 것이다. 이는 순전한 자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갑부들의 기부 소식은 어디서나 큰 반향을 낳기 마련이지만 특히 슬림의 이번 발언은 1억2천200만 인구의 거의 절반이 가난에 허덕이는 멕시코 사회에서는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더욱이 그는 멕시코의 엄청난 빈부격차에 모종의 책임이 있다는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일부에서는 슬림의 회사가 통신사업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가격을 부추기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고 비난한다.

멕시코 당국은 이미 지난 3개월간 슬림이 소유한 통신회사 텔셀에 독점적 행위를 이유로 약 10억 달러의 벌금을 물렸다. 인터뷰 당일에도 9천만 달러의 추가 벌금이 부과됐다.

그러나 슬림은 세계 최고 부호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놀랄 정도로 매우 실용적이고 간소한 생활을 한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최근에야 외국에 집을 처음 샀으며 40년 전 이사한 멕시코시티 주택에서 계속 살고 있다.

1999년 아내와 사별한 이후 재혼도 않고 매주 일요일에 6명의 자식과 식사를 하는 것이 그의 낙이며 운전도 직접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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