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포기 말자’…女축구 우승에 日열도 감격

‘포기 말자’…女축구 우승에 日열도 감격

입력 2011-07-18 00:00
업데이트 2011-07-18 09:1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3월11일 동일본대지진 이후 연일 이어진 우울한 뉴스에 침울해하던 일본인들이 18일 이른 아침 독일에서 들려온 여자 축구 낭보에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이날 오전 3시49분에 시작된 여자축구 경기 TV 중계를 보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들었던 도쿄 시민들은 2011 FIFA 여자월드컵 우승 소식을 전하는 TV 뉴스를 보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밤을 새워 각 가정이나 스포츠바에서 경기 중계를 지켜본 축구팬들은 도쿄 시부야(澁谷) 거리에 몰려나가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이날 우승의 감격은 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는 점 말고도 상대팀이 미국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컸다. 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은 그동안 미국 대표팀과 24번 싸웠지만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일본인은 경기 전날인 17일까지 자국 여자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면서도 속으로는 ‘첫 메달에 만족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와중에 우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니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어질 만도 했다.

특히 경기 내용은 재해로 신음하는 일본인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었다.

후반 24분에 미국에 한 골을 먼저 내준 뒤 끌려가다가 12분 후 쫓아갔고, 연장전 전반에 또 한 골을 내줬지만 연장전 후반에 이번 대회 득점왕이 된 사와 호마레(澤穗希)가 한 골을 만회하는 끈기를 보인 끝에 승부차기에서 3-1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3월11일 대지진 이후 계속 이어진 여진과 쓰나미·방사능 공포에 시달렸고,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좀처럼 수습하지 못한 채 혼란을 거듭하는 일본 정치권의 모습에 실망했고, 전력난 우려로 흔들리는 일본 경제에 한숨을 내쉬던 일본인들에게 ‘포기하지 말자’라는 메시지를 전해준 경기였다.

여자 축구 낭보가 들려온 18일 오전에도 효고(兵庫)현과 오카야마(岡山)현에서 진도 1의 지진이 났고, 오키나와(沖繩)현 쪽에서 태풍 6호가 몰려온다는 뉴스가 전해졌지만, 출근길 한 시민은 NHK의 카메라 앞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포기하지 않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교도통신은 “일본 여자축구 대표팀이 편성된 지 30년 만에 일본 축구사에 금자탑을 세웠다”고 감격해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