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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앞 日원전 “빗물 유입 막아라” 비상

태풍 앞 日원전 “빗물 유입 막아라” 비상

입력 2011-07-20 00:00
업데이트 2011-07-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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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가 태풍 ‘망온’(MA-ON)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지역도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여 방사성물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에 날아올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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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망온은 19일 일본 규슈 남부에 상륙하면서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쏟아붓고 있다. 고지현 우마지무라에서는 110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최대 풍속은 초속 40m, 최대 순간 풍속은 55m나 된다. 태풍 망온은 큰 비와 폭풍을 동반한 채 간사이와 간토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서도 강우량이 1000㎜를 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태풍은 20일 시코쿠 지방 남단에 상륙한 뒤 21일 대지진 피해 지역인 동북부를 거쳐 태평양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방사성물질이 바람을 타고 일본 전역과 주변 국가로 확산되는 등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쿄전력은 이날 후쿠시마 원전 3호기의 터빈 건물 지붕에 사고로 뚫린 구멍을 철판으로 막아 빗물의 유입을 방지하는 작업을 벌였다. 대지진 이후 이어진 수소폭발로 생긴 구멍을 통해 빗물이 원전으로 흘러들어가면, 건물내 방사성물질이 섞인 물의 양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1~4호기 원자로 건물과 터빈 건물의 문과 덧문 부근에 모래주머니도 쌓았다. 또 방사능 오염수를 저장 수조에 담는 ‘메가 플로트’ 작업도 일시 중단했다. 높은 파도로 호스가 바다에 휩쓸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원전 건물 지하의 오염수 수위는 지표면까지 상당히 여유가 있는 상태”라면서 “빗물이 유입되더라도 원자로 건물에 오염수가 넘쳐날 위험성은 적다.”고 밝혔다.

태풍 망온은 한국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독일 기상청이 만든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1일 0시쯤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 대부분을 뒤덮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은 태풍에 동반된 비 등의 영향으로 방사성물질이 공기 상층까지 확산해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하층 기류 역시 망온의 진로에 따라 일시적으로 동해로 확산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유희동 예보정책과장은 “태풍은 바람이 바깥에서 안으로 감싸는 특징을 갖기 때문에 독일 기상청 모델처럼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로 확산돼 넘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독일 기상청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6차례나 일본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발표했지만 매번 틀렸다.”고 밝혔다. 그는 동풍으로 인한 방사성물질의 유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본 방사성물질이 태풍 바깥으로 확산된다고 해도 빗물에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동현기자

jrlee@seoul.co.kr

2011-07-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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