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테러범, ‘도그빌’ 좋아한다 밝혀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에 영화감독은 자신의 작품이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로 꼽은 사실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브레이비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장 좋아하는 영화 세 편 중 하나로 밝힌 ‘도그빌’(2003)은 니콜 키드먼 주연으로 자신을 학대한 마을 사람들을 살해해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폰 트리에 감독은 일간 폴리티켄과의 인터뷰에서 “고통스럽게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우퇴위아 섬에서 벌어진 일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작품 중 최고로 생각하는 도그빌이 그에게는 (학살극의) 대본으로 사용됐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이 영화를 만든 데 슬픔을 느끼느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예스’(yes)”라며 “영화가 브레이비크에게 자극을 준 것으로 드러나면 나는 유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폰 트리에 감독은 “영화의 의도는 대중에게 폭력을 알리자는 데 있었지 그것을 부추기자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브레이비크가 덴마크 극우정당 PPD의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며 정당 지도자가 노르웨이 테러에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덴마크에는 여러 해 동안 이슬람을 두렵게 여기도록 하는 흐름이 존재해 왔다”면서 PPD가 입법활동을 통해 소수자들을 겁주고 있으며 브레이비크가 고백한 것과 같은 정치 노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