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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정보요원들이 본 카다피 몰락의 순간들>

<리비아 정보요원들이 본 카다피 몰락의 순간들>

입력 2011-09-06 00:00
업데이트 2011-09-0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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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환이 떨어진 정부군 병사들은 뿔뿔이 흩어지면서 각자 제 살길을 찾고 있음’

리비아 정보기관 사무실 등에서 발견된 각종 기밀문서에는 민주화 시위 발생 초기에 기세등등하던 정부 측의 태도부터 점차 암울하게 변해가는 전황까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몰락하는 6개월간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5일(현지시각) AP통신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시위 발생 초기에는 정보당국조차 시위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정보요원은 리비아 국영방송에서 수차례 강조한 것처럼 반군들이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요원은 반군이 지역 주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여성들을 성폭행하기 위해 전장에 나갈 때 비아그라와 콘돔을 소지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보원들과의 대화로 추정되는 녹취록에는 리비아에 파견될 4천여명의 미군 지상군이 이집트에 대기 중이라는 소문도 담겨 있었다.

카다피 국가원수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 서한의 초안도 발견됐다.

카다피 국가원수는 서한에서 반군을 ‘무장괴한’이나 ‘쥐새끼’로 지칭하며 북아프리카 전체가 오사마 빈 라덴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괴한을 소탕하는 것을 미국이 지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리비아 사태가 본격적인 내전 상황으로 치달은 4~5월에는 격전지에서 점차 긴박하고 절망적인 보고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한 정보요원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이 ‘무장괴한’들을 막는데 보탬이 되지 않았다며 이들이 더 강력해졌다고 경고했고, 다른 정보요원은 정부군이 지역적 특수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스라타에서는 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탄환이 떨어진 정부군 다수가 생포되거나 사망하고 살아남은 병사들이 뿔뿔이 흩어졌으며, 지휘관의 부재로 전장의 병사들은 각자 제 살길을 찾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리비아 각지에서 반군이 기세를 올리면서 지방 보안당국의 사정도 엉망으로 변했는데, 한 정보요원은 자신의 상관이 수감자들에게 돈과 자동차를 빼앗아 경호원과 아들에게 건네고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직원들의 제지를 받았다며 정보국장이 나서서 사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내전이 막판에 접어들면서 압둘라 알-세누시 국장은 ‘결정적 순간에는 정부 기밀문서를 소각하거나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정권의 몰락을 예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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