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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월가점령 시위, 전국 확산 조짐

美 월가점령 시위, 전국 확산 조짐

입력 2011-10-03 00:00
업데이트 2011-10-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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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이어 ‘미국의 가을’ 진행중”

”’아랍의 봄’에 응답하는 ‘미국의 가을’이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의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월스트리트의 자본주의에 반발한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코넬 웨스트 프린스턴대 교수가 최근 미 독립 뉴스방송 ‘데모크라시 나우’와 인터뷰에서 논평한 대목이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월가 시위가 3주째 접어들고 있지만 그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미 전역으로 퍼져 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가 시위대는 맨해튼 금융지구에 진을 치고 지난 2주간 넘게 대의에 공감한 시민들이 갖다준 음식을 먹으며, 이동식 발전기의 전원에 연결된 노트북을 쓰고 있다.

이들은 ‘점령된 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이름의 독자적 신문까지 발간하고 임시 병원까지 운영하고 있다.

일종의 해방구를 마련한 셈이다.

1일 시위대원 700여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려다 통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지만 시위대는 별로 기죽지 않았다. 체포된 이들은 다음날까지 8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원인 키라 모이어-심스(19.오레곤주 포틀랜드 출신)는 AP에 “시청 관리들은 우리가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떠나지 않았다”며 “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여기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를 점령하라’는 이름의 자체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 시위대는 당초 브로드웨이에서 좀 떨어진 사설 주코티 공원에서 노숙하는, 10여명도 채 안 되는 대학생들에게 연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위대 규모가 불어나고 뉴욕시 뿐 아니라 동부의 보스턴,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서부의 로스앤젤레스 등 나라 곳곳에서 동조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아직 명확한 시위의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지만 주로 기업의 탐욕, 사회 불평등, 기후변화 등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모이어-심스는 시위대가 갈수록 조직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체포된 사람들에게 법률적 도움을 주는 방안 등 대부분의 일들에 대해 프로토콜(약속된 규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 참가자도 대학생을 넘어 여러 연령대와 직업군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시위대 중에는 현직 마케팅 매니저도 있다.

2일에는 뉴욕 공립학교 교사들이 주코티 공원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가 확산 일로에 있지만 지금까지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뉴욕경찰(NYPD)은 일단 정기적 순찰과 모니터링을 할 뿐 아직 특별 대책은 세우지 않았다. 폴 브라운 NYPD 대변인은 “여느 때처럼 합법적 시위면 그 편의를 봐주겠지만, 법을 위반할 경우 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이외에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60명가량이 공원에 모여 집회를 가졌고, 보스턴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은행 건물과 거리를 마주한 곳에 시위대가 캠프를 치기도 했다.

3일 CNN에 따르면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본떠 ‘시카고를 점령하라’, ‘로스앤젤레스를 점령하라’ 등의 모토를 가진 웹사이트가 잇달아 출범하고 연대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시위대들은 특히 ‘아랍의 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시애틀 시위대 웹사이트는 성명에서 전국적 시위와 관련, “지도자가 없는 저항 운동으로서, 피부색과 성, 정치 신조가 각기 다른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공통점은, 1%의 탐욕과 부패를 우리 99%가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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