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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보수당 79명 캐머런에 ‘반기’

英 보수당 79명 캐머런에 ‘반기’

입력 2011-10-26 00:00
업데이트 2011-10-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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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리더십이 나라 안팎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가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설정 문제를 놓고 지난 23일(현지시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로부터 공개 석상에서 ‘공격’을 받은 데 이어 24일에는 보수당 내부의 ‘반란’에 직면했다.

보수당 내 소장파 등 의원 70명이 제출한 ‘영국이 EU에 계속 남아있을지 아니면 탈퇴할지, EU와 협상을 벌일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내용의 동의안’에 대해 24일 영국 하원은 찬성 111표, 반대 483표로 부결시켰다.

물론 다른 보수당 의원들과 보수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 야당인 노동당이 모두 반대하는 바람에 동의안은 통과되지 않았지만, 캐머런 총리의 리더십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분석했다.

영국에서 집권당 의원들이 캐머런 총리의 뜻에 반하는 동의안을 낸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79명의 보수당 의원들이 EU 잔류를 주장하는 보수당 대표인 그의 의지에 반대해 찬성표를 던진 것은 2010년 5월 총리 취임 이후 직면한 당내 최대의 ‘반란’이다.

영국에서 반 EU 정서가 표출된 것은 비(非)유로화 국가이면서도 그리스·아일랜드 구제금융 지원을 위해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감수한 데다 앞으로 또 얼마만큼의 돈을 더 내놓아야 할지 알 수 없다는 우려감이 높아진 탓이다.

때문에 캐머런 총리는 반 EU 입장을 가진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정부의 EU 정책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24일 표결을 앞두고 “이웃집에 불이 나면 함께 도와 불부터 꺼야 하지 않겠느냐.”며 설득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 총리는 굴욕을 당했다.”며 “(보수당의 전신)토리당은 영국을 위해 싸우기보다 서로를 헐뜯는 데에 더 관심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캐머런 총리는 앞서 “26일 정상회담 참석 대상(유로존)을 27개 EU 모든 국가로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가 사르코지 대통령으로부터 “유로존에 가입하지도 않은 영국이 우리 모임에 간섭하려 한다.”면서 “유로존을 비판하고 이래라저래라 하는데 진절머리가 난다.”는 노골적인 공격을 받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1-10-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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