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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유럽경제가 이란 제재 장애물

취약한 유럽경제가 이란 제재 장애물

입력 2011-11-10 00:00
업데이트 2011-11-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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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금수 등 경제 제재 때 ‘불난 집 부채질’ 우려

’핵무기 개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보고서가 공개됐지만 유럽의 허약한 경제 상황이 이란에 대한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군사행동과 봉쇄(containment)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사정으로 점점 더 이끌려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이란 제재가 어려워진 만큼 현재 미국으로서는 유럽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유럽과의 합의는 결코 쉽지 않다. 실질적인 강력한 경제 제재로는 에너지 수출이나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규제가 꼽히고 있지만 이들은 그렇지 않아도 허약한 유럽의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수출 규제는 말할 것도 없고 외국 업체들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지 못하게 할 경우 이란 정부로 유입되는 에너지 수출 자금을 막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란의 에너지 수출은 국가 재정의 70%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재는 국제 유가를 치솟게 할 수 있다.

현재 이란 석유를 주로 수입하는 유럽의 나라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이란 제재로 자칫 ‘오일 쇼크’라도 재발되는 상황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경제성장을 저해할뿐만 아니라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유럽 정책당국자들로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가 된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 중동전문가인 마이클 싱은 “유럽은 지금으로서는 자신들의 어려운 경제 문제에 초점을 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들은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9일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실제로 그같은 일이 일어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미 유엔을 통한 4차례의 제재가 이란의 핵무기 야욕을 꺾는 데 실패한 것이 분명한 만큼 미국으로서도 선택수단이 많지 않아 고민이다.

대화와 제재를 통한 이란 핵문제 해결이라는 현재 접근법도 사실상 실패로 판정이 났고, 미국의 공화나 민주 양당 모두에서 백악관의 이란 정책에 불신이 높아가면서 군사행동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워싱턴의 컨설팅 업체인 PFC 에너지의 수석 분석가인 제이미 웹스터는 “사람들은 이란의 재정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제재를 희망할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이 경우 유가를 끌어올려 이미 유럽 위기로 불안한 세계금융시장을 뒤흔드는 해로운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분석가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오바마 행정부는 유가를 높이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석유 금수조치는 분명히 논의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겉으로는 이란에 대한 “모든 선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의 고민이 더 깊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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