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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굴욕…격투기장서 관중으로부터 야유

푸틴의 굴욕…격투기장서 관중으로부터 야유

입력 2011-11-21 00:00
업데이트 2011-11-2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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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격투기 ‘황제’ 예멜리야넨코 승리 축하하려다

내년 대통령직 복귀가 확실시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대중 앞에서 처음으로 야유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의 유명 종합격투기 선수 표도르 예멜리야넨코(35)와 미국 격투기 선수 제프 몬슨(40)의 경기를 관람한 뒤 예멜리야넨코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링 위에 올랐다가 당한 변이었다.

가제타루 등 현지 인터넷 통신들에 따르면 이날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 등과 함께 모스크바 시내 ‘올림피스키’ 경기장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M1’의 메인 이벤트 예멜리야넨코와 몬슨의 경기를 지켜본 푸틴은 예멜리야넨코가 3회 판정승을 거두자 곧바로 링 위로 올라갔다. 최근 잇따른 패배 끝에 소중한 승리를 거머쥔 러시아 격투기 영웅을 직접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예멜리야넨코의 승리 연설을 기다리던 2만2천여 명의 관중 가운데 일부는 링위에 오른 푸틴에게 ‘우’하는 함성을 지르고 휘파람을 불며 야유를 보냈다. 이같은 야유는 푸틴이 마이크를 잡고 축하 연설을 시작한 뒤에도 한동안 계속됐다.

푸틴은 뜻밖의 분위기에 다소 당황한 듯 했지만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모두는 진심으로 러시아의 용사인 예멜리야넨코를 축하한다”며 옆에 있던 그를 가볍게 포옹했다. 푸틴은 이어 “(이는) 그가 힘이 세기 때문이 아니며, 멋진 근육과 기술을 가졌기 때문도 아니며, 그의 용사와 같은 성격 때문”이라고 강조한 뒤 또다시 예멜리야넨코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때서야 관중은 푸틴과 예멜리야넨코에게 일제히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푸틴 총리에 대한 관중의 야유성 반응은 격투기 경기를 생중계한 국영 ‘라시야(Russia)-2’ 채널을 통해 전국에 방영됐다.

가제타루는 “지금까지 대중 행사에서 푸틴에 대한 거부 반응이 나타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이날 반응은 내년 3월 대선을 통해 대통령직 복귀를 선언한 푸틴 총리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이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2000~2008년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은 헌법상의 3기 연임 금지 조항에 밀려 총리로 물러났다가 지난 9월 여당 전당대회에서 크렘린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최근들어 3연패를 기록하며 슬럼프에 빠졌던 ‘마지막 황제’ 예멜리야넨코는 이날 3회에 걸친 경기를 스탠딩 타격 등으로 시종 리드한 끝에 몬슨에 판정승을 거뒀다.

푸틴의 축하 연설 뒤 마이크를 넘겨받은 예멜리야넨코는 “몬슨을 더 빨리 KO 시킬 수도 있었지만 예전 같은 모험을 하지 않으려 했다”고 저돌적 공격을 펴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나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고 건재를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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