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쿨해진 러’ 시위…‘터프가이’ 푸틴도 속수무책

쿨해진 러’ 시위…‘터프가이’ 푸틴도 속수무책

입력 2012-01-03 00:00
업데이트 2012-01-03 10: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NYT “발본색원의 구식 대응, 중산층 축제형 시위에 안 통해 “

인터넷을 통해 민주주의의 열망을 키워온 러시아 중산층이 시위의 핵심이 되면서 역대 정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해온 ‘발본색원식’ 시위 탄압이 설 자리를 잃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러시아 혁명사를 통해 분노한 대중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는 구 소련 공산당 지도자들에게 ‘시위는 싹을 틔우기 전에 뿌리 뽑는다’는 기조는 그야말로 역사에서 건져낸 것이었다.

시위대의 개혁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여성과 아이들의 평화시위를 허용한 니콜라이 2세가 들불처럼 번진 시위를 감당치 못한 채 마지막 황제로 기록된 사실은 소련 집권자들의 뼈에 각인된 교훈이었다.

‘21세기의 차르(절대군주)’로 불리는 포스트 소련 시대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역시 이 교훈을 충실히 흡수, 철저한 예방과 탄압으로 시위의 싹을 잘라왔다.

그러나 지난 달 실시된 총선의 부정선거 시비와 관련해 모스크바에서 전개된 시위에서 러시아 당국은 이 같은 강경 대응을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NYT는 그 이유를 시위 주도세력의 변화에서 찾았다. 경제적·정치적으로 억압받는 노동계층이 아닌 정치참여의 열망을 지닌 중산층이 시위의 주축이 되면서 당국은 과거와 같은 형태의 대응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위대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생산적인 부분을 대변한다”는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 부총리의 분석이 말해주듯 ‘경제성장’을 3선 도전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푸틴으로선 국가 경제의 동력인 중산층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100여 년 전 죽기살기로 ‘봉기’했던 농민, 노동자들과 달리 파티에 나온 것처럼 경쾌하게 저항하는 21세기형 시위 모습에 경찰도 강경진압의 명분을 찾을 수 없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러시아 정부 자문그룹에 속한 경제학자 예브게니 곤트마커는 “러시아 지도자들 돈으로 통제되지 않는 시위대를 다룰 ‘공식’을 갖고 있지 않다”며 “지금 일어나는 일은 러시아가 서구국가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곤트마커는 이어 “대중정치 참여는 더 이상 미미한 수준이 아니다”며 “러시아에서 처음 일어난 이 같은 현상은 러시아가 유럽의 길을 택해야 함을 말해준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