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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 ‘새’의 광란 원인은 독성 조류(藻類)

히치콕 ‘새’의 광란 원인은 독성 조류(藻類)

입력 2012-01-04 00:00
업데이트 2012-01-0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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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서운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앨프릿 히치콕 감독의 ‘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최신 연구 결과 새들을 미쳐 날뛰게 만든 원인은 독성 조류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3일 보도했다.

미국 루이지애나 스테이트 대학(LSU) 해양 생물학 연구진은 1963년에 제작된 영화 ‘새’ 속의 사건은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만의 바닷물을 오염시킨 독성 플랑크톤 슈도-니치아(Pseudo-nitzschia) 때문에 일어난 것임을 확인했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1월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961년 7~8월 사이 몬터레이만 지역에서 채집돼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 보존돼 온 동물성 플랑크톤을 분석한 결과 규조류인 슈도-니치아에 속하는 여러 종이 만들어내는 도모산(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에 폐사한 작은 동물들의 장내에서 발견된 규조류 가운데 79%가 독성을 만들어내는 슈도-니치아 종으로 밝혀졌다면서 당시 이 지역에서 지내던 철새인 검은슴새들이 독성이 농축된 먹이를 먹고 광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몬터레이만의 따뜻한 물과 잔잔한 바람이 슈도-니치아의 번식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했다.

도모산은 먹이사슬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농축돼 이를 먹은 새에 혼란과 방향상실, 가려움증, 발작, 심하면 죽음까지 가져온다.

도모산은 포유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이런 독성조류를 먹은 조개 등을 먹으면 치명적인 독성에 감염돼 단기 기억상실을 일으킬 수 있다.

히치콕은 1952년에 나온 대프니 뒤모리에의 단편소설에서 영화의 힌트를 얻긴 했지만 실제로는 1961년 8월18일 캘리포니아 북부 몬터레이만 지역신문에 영화와 아주 비슷한 사건이 보도된 적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수천마리의 미친 바다새들이 해안지역에서 목격됐다. 검은슴새(sooty shearwaters)로 밝혀진 새들은 먹은 멸치들을 토해내고 사방의 물체에 마구 돌진했으며 무더기로 거리에서 죽었다.

당시 이 지역에 살았던 히치콕은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더 많은 정보를 요청했으며 실제와는 달리 사람들을 공격하는 새 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당시 새들이 사람을 공격한 것처럼 보였겠지만 실제로는 건물이나 벽 등에 부딪힌 것이며 이는 새들이 방향감각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새들을 미치게 만든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30년이 지난 뒤 같은 지역에서 갈색펠리컨들이 방향을 상실하면서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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