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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유대인 다음은… 佛 ‘스쿠터 총격’ 공포

군인·유대인 다음은… 佛 ‘스쿠터 총격’ 공포

입력 2012-03-20 00:00
업데이트 2012-03-2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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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학교 앞 난사로 랍비·학생 등 4명 사망

프랑스 남서부 도시 툴루즈의 유대인 학교 앞에서 스쿠터에 타고 있던 무장 괴한이 19일 오전(현지시간)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등 4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 프랑스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AFP·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오자르 하토라’ 유대인 사립학교 앞에서 무장 괴한 1명이 검은색 스쿠터에서 내린 뒤 학부모와 등교하던 학생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뒤 곧바로 달아났다. 현지 경찰은 사고 직후 학교 주변을 봉쇄하는 한편, 전국 모든 유대인 학교를 비롯한 종교 건물에 대한 경비 강화에 나섰다. 총기 난사로 30살 아버지와 3살·6살 두 아들, 10살 학생이 숨지고 17살 학생은 중상을 입는 등 5명이 다쳤다. 사망한 아버지는 유대인 랍비(종교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툴루즈 인근 지역에서 지난 1주일간 3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 모두 8명이 사망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사고 직후 클로드 게앙 내무장관과 뤽 샤텔 교육장관, 유대인 단체 대표회의(CRIF) 대표 등과 함께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즉각 “혐오스러운 드라마”, “국가적 비극” 등 강한 어조로 비난한 뒤 “이번 사건과 군인 총격사건에 일부 유사성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건 발생 지역은 지난 15일 군인 3명이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몽토방과 12일 군인 1명이 피격 사망한 툴루즈의 또 다른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동일범의 소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게앙 내무장관도 이번 사건이 일대에서 일어난 2건의 총격 사건과 유사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당국은 앞서 발생한 2건의 총격 사건에 사용된 무기가 동일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현지 경찰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번 사건의 괴한이 가지고 있던 두 개의 총 가운데 하나가 몽토방에서 발생한 군인 총격사건의 무기와 같은 45구경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대인 학교 사건을 포함한 일련의 사건이 정치적·인종적 동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약 70만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는 유럽 최대의 유대인 거주국이며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크다. 프랑스 검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사건으로 규정하고 대(對)테러 전담반을 구성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 외무부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건이라면서 프랑스 당국이 범인을 검거해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일간 하레츠는 툴루즈의 이 학교가 이 지역 유대인 2만 5000명의 중심지라고 보도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순수한 아이들을 살해한 범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2-03-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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