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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한국전 참전 공로 인정받은 미군 노병들

60년 만에 한국전 참전 공로 인정받은 미군 노병들

입력 2012-05-29 00:00
업데이트 2012-05-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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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은 가장 많은 미군이 피를 흘린 전쟁 중 하나다. 3년간 벌어진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미군 병사 수는 3만명으로 10년간 계속된 베트남전쟁보다 더 많다. 그러나 1953년 휴전협정이 체결되고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곧 잊혀졌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늘 다른 전쟁 영웅들의 뒷전에 앉아있어야 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일리노이 주 올랜드파크 시청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한 기념식에 참석한 미군 노병들의 말이다.

미 국방부 산하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위원회’가 마련한 이 행사에는 시카고 인근에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 등 500여 명이 자리했다. 한국 대표로는 시카고 총영사관과 시카고 한인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앤서니 빈스는 “나는 전투공병으로 한국전쟁에 징집됐다. 수동적으로 전쟁에 투입됐지만 이전에 갖고 있던 일상의 고민 따위는 떠올릴 여유가 없었다. 오로지 다음 끼니를 기다리면서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다”고 회고했다.

빈스는 “그러나 한국전쟁도, 그 곳에서 싸운 용사들도 너무 오래 잊혀져 있었다. 벌써 60년 전의 일이다. 서운한 마음도 있었지만 이제라도 그 공로를 인정받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미국에서 한국전쟁은 흔히 ‘잊혀진 전쟁’으로 불린다. 혹자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전쟁터에서 맺은 끈끈한 전우애와 그 비극적 희생 모두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한국전쟁은 그들의 실존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의 표정을 통해 이 전쟁이 아직도 그들 마음 속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기념식은 미 85사단 밴드의 연주에 맞춰 실시된 국민의례와 묵념, 전사자 추모를 위한 헌화 등에 이어 한국인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집한 짧은 비디오 상영, 감사패 증정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미 국방부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를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기리고 있다.

’한국전쟁기념위원회’ 데이비드 클라크 디렉터는 이 자리에서 “요즘 시대에는 ‘스포츠 영웅’, ‘할리우드 영웅’ 등 영웅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이용된다. 하지만 타인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군인들이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다”라고 강조했다.

버뱅크에 거주하는 조지 포티어는 “사람들이 한국전쟁(war)을 6·25사변(conflict) 등으로 의미를 축소해 부르는 것에 늘 문제 제기를 해왔다”면서 “이제라도 한국전쟁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올바르게 불리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랜드파크의 티머시 캐시는 한국전 참전용사인 자신을 치안유지활동(police action)을 위해 파병된 경찰로 언급한 사람에게 주먹다짐을 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캐시는 “이제 전쟁의 상처를 잊고 좋았던 기억들만 남겨두려 한다”면서 “한국을 생각하면 한국 사람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들은 열심히 일하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따뜻하고 보기 드물게 예의바른 사람들이었으며 내가 만나본 사람들 중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었다”고 말을 맺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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