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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범 아기 500명 ‘강탈’ 아르헨 前 대통령 50년형

정치범 아기 500명 ‘강탈’ 아르헨 前 대통령 50년형

입력 2012-07-07 00:00
업데이트 2012-07-0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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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시절, 수감 좌익 반체제인사 자녀 빼앗아 군인에 강제입양

‘더러운 전쟁’이라 불리는 아르헨티나 군사정권 시절의 독재자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86)가 ‘아기 납치’와 관련한 범죄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아르헨티나 법원은 5일(현지시간) 1976~1983년 군정 시절 좌익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감옥에 수용된 정치범들로부터 조직적으로 아기를 납치해 군인과 그 가족들에게 강제 입양시킨 혐의로 비델라 전 대통령에게 징역 50년형을 선고했다. 비델라는 독재 시절 저질렀던 납치, 구금, 고문, 살해 혐의로 2010년 이미 종신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조직적 계획’이라고 알려진 이번 사건에 대한 이날 재판은 당시 34명의 아기를 불법 납치한 혐의에 대한 것으로, 피고는 비델라 전 대통령과 군정 마지막 집권자인 레이날도 비뇨네(84), 군인, 경찰 등 모두 11명이다.

비델라는 “아기 납치는 무계획적으로 발생한 것이지 조직적으로 계획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오히려 감옥에 수용된 정치범들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들을 ‘인간 방패’로 내세워 국가를 상대로 싸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더러운 전쟁 기간 동안 실종된 아기 어머니들이 모여 만든 인권단체인 ‘5월광장 어머니회’는 1996년부터 정부를 상대로 사라진 아기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납치된 아기 500여명 중 106명은 현재 친부모를 찾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델라는 1976년 3월 쿠데타를 일으켜 이사벨 페론 대통령을 무너뜨리고 1981년까지 집권했다. 1983년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군정 인사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지만 군부의 반발을 우려한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이 1989년 사면법을 제정하면서 처벌이 중단됐다. 그러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이 법을 취소하면서 2006년부터 처벌이 진행되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2012-07-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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