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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공동성명 첫 무산…위기해결 역량 ‘흔들’

아세안 공동성명 첫 무산…위기해결 역량 ‘흔들’

입력 2012-07-13 00:00
업데이트 2012-07-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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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수칙 협상’ 등서도 한계 우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내분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되는 등 출범 이래 최악의 분열 위기를 맞고 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들은 공동성명 문안을 놓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폐막일인 12일까지 무려 나흘간이나 머리를 맞댔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아세안 소식통들이 전했다.

아세안이 역내 현안에 대한 공동성명 채택에 실패한 것은 1967년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당장 영유권 분쟁해결을 위한 ‘행동수칙(Code of Conduct)’ 제정 협상 등 향후 일정과 역내 현안 해결에 적잖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소식통들은 아세안 창설 멤버인 필리핀 등이 최근 중국이 자국 영해를 무단 침입하고 있다며 영유권 분쟁을 공동성명에 명시하려 했지만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가 반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주요 회원국인 인도네시아의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공동성명 무산과 관련해 “매우 무책임한 행태”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특히 아세안이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점에 분열상을 보여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의 한 외교소식통은 “베트남과 필리핀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 책임을 돌렸다.

소식통들은 캄보디아가 이들 국가를 겨냥, 교착상태가 계속될 경우 매년 정례적으로 발표하는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격분한 필리핀은 공동 성명 대신에 중국을 비난하는 단독 성명을 내는 등 ‘나 홀로’ 행보에 들어갔다.

라울 로사리오 필리핀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이중성’과 ‘위협’을 일삼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만약 필리핀의 주권과 행정권이 압력과 협박, 무력을 앞세운 강대국에 의해 침해될 경우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영유권 분쟁의 해결방향을 제시한 ‘행동수칙’에 중국과의 대치사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문제를 놓고도 적잖은 갈등을 빚었다.

아세안 소식통들은 최근의 내분으로 향후 중국과의 ‘행동수칙’ 협상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아세안의 역량이 약화된 것으로 보고 개별 협상을 고수,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분쟁을 자국에 유리하게 끌고 갈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아세안이 매우 껄끄러운 난제를 놓고 격론을 벌이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아세안을 통한 해법 대신에 분쟁 당사국간의 개별접촉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전통 우방인 캄보디아에 보이지 않는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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