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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군, F-22 전투기 결함 묵살 논란

美공군, F-22 전투기 결함 묵살 논란

입력 2012-09-28 00:00
업데이트 2012-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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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내부 보고서 나왔으나 무시…보고서 내용 상당부분 뒤늦게 시인

미 공군이 F-22 랩터 전투기의 결함을 이미 7년 전 파악했고 해결책까지 내놓았으나 군 상부에서 묵살했다는 논란이 27일 제기됐다.

공군은 2002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단을 구성했고 2005년 보고서가 제출됐으나 군 당국은 예산 문제를 이유로 보고서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

2010년 산소공급 문제 때문으로 추정되는 랩터 전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뒤 미 공군은 비행을 제한하고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대책의 상당 부분이 2005년 보고서에서 제기한 것과 같다는 점은 이런 의혹을 키운다.

AP통신이 입수한 군 내부 문서와 실무단 참가자의 이메일 등에 따르면 ‘RAW-G’라는 이름의 실무단이 2002년 구성됐다.

이미 2000년부터 제기됐던 랩터 조종사의 가슴 통증과 기침 발생, 즉 ‘랩터 기침’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실무단은 생리학과 항공전자공학, 생명유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랩터에 장착된 산소발생·공급장치가 조종사에게 산소를 과잉 공급했고, 지속적으로 산소에 과다 노출된 조종사들의 신체가 고고도 비행 등의 특수 환경에서 이상을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들은 산소공급기의 제어장치를 개량하고 추가 시험을 실시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전투기 1대당 10만 달러(약 1억2천만 원)의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2005년에 랩터의 개발 비용은 이미 예산을 훨씬 초과한 상태였고, 돈 문제에 민감해진 군 당국은 이 보고서를 반영하지 않았다.

랩터 전투기 1대의 가격은 약 1억9천만 달러(약 2천100억원)다.

결국 2010년 랩터 전투기의 추락사고가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4개월간 비행이 전면 금지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지난 5월에는 랩터 조종사 두 명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산소공급기 문제로 인해 비행 중 혼절하는 위험이 여전하다고 폭로하기까지 했다.

현재 일본에 배치된 랩터 전투기는 약 1만3천m 이상 상승할 수 없고, 30분 안에 비상착륙이 가능한 곳에서만 비행할 수 있다.

랩터 전투기가 개발될 때 적의 레이더를 피하는 스텔스 성능과 함께 후기연소장치 없이도 음속 비행이 가능하고 다른 전투기에 비해 최고 작전고도가 뛰어나게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지목됐지만, 스텔스 이외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셈이다.

미 공군은 랩터 전투기의 조종사 생명유지장치를 재조정하고 비행복을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 올 가을까지, 그리고 조종석에 자동화된 보조 산소공급장치를 부착하는 작업이 연말까지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결국 산소공급장치의 문제라는 점에서 미 공군의 대책은 2005년 발표된 실무단의 보고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저고도에서의 산소공급 과잉이 조종사의 혼절 현상과 직결되는지 여부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랩터의 기존 산소공급장치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미 공군은 물론 항공우주국(NASA)도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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