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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모옌 “거리서 구호 외쳐야 비판작가인가”

노벨상 모옌 “거리서 구호 외쳐야 비판작가인가”

입력 2012-10-13 00:00
업데이트 2012-10-1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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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오위다오, 남북간 DMZ처럼” 제안

중국 국적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莫言)은 자신이 무비판적인 체제 내 작가라는 일각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표현의 자유가 완전하게 허용되지 않는 중국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무조건 거리에 나가 구호를 외치거나 반체제 활동을 벌이지 않는다고 ‘체제 순응 작가’라는 꼬리표를 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항변 요지다.

13일 동방망(東方網)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그는 전날 고향인 산둥성 가오미(高密)현에서 노벨상 수상자 선정 이후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모옌은 자신이 공산당원으로 ‘체제 내 인사’라는 지적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물음에 “노벨 문학상은 인류적 관점에서 한 작가의 창작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노벨 문학상은 문학상이지 정치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비록 자신이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에서 글을 쓰고 있지만 당파성에 제약되지 않는 작품을 써 왔다고 강조했다.

모옌은 “1980년대 펜을 잡기 시작한 때부터 나는 명확히 윤리적 각도에서 인간의 운명을 그림으로써 계급적, 정치적 한계를 돌파했다”며 “다시 말하면 내 작품은 정치보다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공산당원인 사실은 분명하지만 과거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사르트르, 옛 소련의 미하일 숄로호프도 공산당원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공산당원이라는 이유로 노벨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야말로 설득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모옌은 이어 “나는 1980년대 ‘술 나라’, ‘십삼보’, ‘풍유비둔’ 등을 쓰면서 사회의 문제점을 조금도 남김없이 비판했다”며 “내가 거리에 나가서 구호를 외치지 않았다고, 내가 무슨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고 해서 친정부 작가로 치부하는 것은 전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모옌은 “작가는 어떤 당파나 단체를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고 오로지 자기 양심이 가리키는 것을 바탕으로 사람의 운명을 연구한다”며 “만약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내 작품을 봤다면 내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매우 맹렬히 비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각에서 자신이 마오쩌둥(毛澤東)의 옌안(延安)문예강화를 필사한 것을 두고 ‘체제 부역’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하는 것과 관련해 “오늘날 우리는 이 문건이 문학성을 소홀히 한 한계점이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지만 당시 사회 배경 속에서 부패한 정치권력을 뒤집는 중요 역할을 했다”며 “옌안강화 안에는 분리해서 봐야 할 부문이 있고 나는 우리에게 맞지 않는 부분은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에서는 일부 책의 출간이 금지되는 등 당연히 소설 창작과 출간에서 완전한 자유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과거에 비한다면 놀랄 만한 진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201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의 석방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이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그는 최근 중일 간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식 해결법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모옌은 중일 양국이 댜오위다오 분쟁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뒤 모두 댜오위다오에 접근하지 말자고 했다.

그는 “한국과 북한 사이의 38선(휴전선을 잘못 말한 것)은 무인 지대로 돼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되면서 그 안은 새들과 멧돼지가 가득하고 수목이 무성하게 자란 동물들의 천국이 됐다”며 “(댜오위다오) 분쟁 지역에 아무도 가지 못하게 하고 물고기들만 그곳에 살 수 있게 하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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