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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공포’ 시달린 美수도권, 차츰 일상으로

‘샌디 공포’ 시달린 美수도권, 차츰 일상으로

입력 2012-10-31 00:00
업데이트 2012-10-3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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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속 ‘무명용사의 묘’ 지키는 ‘꼿꼿병사’ 감동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연방 정부 등 공공 기관이 대부분 이틀째 문을 닫아 ‘휴업 상태’인 미국 수도 워싱턴DC는 30일(현지시간) 일상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샌디의 진로에 드는 등의 직접적 영향권에서 벗어나 간접적 주변에 들었던 덕에 아주 심각한 피해는 면한 것이다.

여전히 길거리를 다니는 자동차도 거의 없고 워싱턴 DC 도심 식당과 상점, 공원, 박물관 등도 일제히 ‘문 닫음(Closed)’ 표지판을 내걸기는 했지만 강한 빗줄기와 바람이 잦아들면서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전날 밤 모든 것을 휩쓸어버릴 것처럼 불어대던 돌풍과 사방에서 들이치던 폭우는 이날 오전 한층 약화하더니 오후에는 약간 흐리기는 했어도 ‘샌디’의 영향권에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워싱턴 DC로 들어오는 I-66 고속도로와 50번 알링턴 대로, 조지 워싱턴 파크웨이 등에는 오가는 차량은 많지 않았지만, 아름드리 나무가 넘어져 길을 막는 바람에 이를 치우는 긴급 복구 작업이 여러 곳에서 벌어졌다.

워싱턴 DC 한복판의 내셔널 몰에는 족히 수백년은 될 성싶은 은행나무 가로수가 뿌리를 드러낸 채 쓰러져 있어 긴급 복구 인력 여럿이 달라붙어 이를 치우느라 분주했고 시내 도로 곳곳에도 제법 큰 가지가 떨어져 인도나 도로 한쪽을 막기도 했다.

도로에 수복하게 쌓인 낙엽과 어지럽게 널린 잔가지도 간밤의 ‘광풍’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출근한 공무원 등은 길거리 잔가지를 치우고 낙엽을 정리하면서 워싱턴DC의 본모습 찾기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날도 식당, 상점 등이 대부분 문을 닫아 걸은데다 기온마저 화씨 42도(섭씨 5.5도)로 뚝 떨어져 도심 분위기는 대체로 을씨년스럽고 적막했다.

이날 미국 연방 정부와 워싱턴DC 시 당국, 버지니아ㆍ메릴랜드 주 정부, 각급 법원, 각 자치 도시 및 카운티 등 지방 정부는 이날도 대부분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에게 재택근무(telework)를 명령했다.

워싱턴 DC와 버지니아ㆍ메릴랜드주의 모든 공립학교에도 휴교령이 내려졌다.

이들 공공기관과 각급 학교는 10월 마지막 날이자 ‘핼러윈데이’인 31일은 문을 연다고 속속 통보했다.

전철과 버스, 열차 등 대중교통 서비스는 이날 오전까지 ‘일단 멈춤’ 상태였지만 오후 일부 구간 운행을 재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31일에는 완전 정상화될 것이라고 교통 당국이 밝혔다.

체사피크만을 가로지르는 베이브리지도 강한 바람으로 전날 오후 폐쇄됐으나 오전 9시 통행이 재개됐다.

수도권 주변 지역 주민들도 ‘샌디’ 후유증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워싱턴 DC와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에는 17만가구 이상에 이날 오후 현재 전기 공급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또 건널목과 사거리 곳곳의 교통 신호등이 고장 난 채 꺼져 있어 차량이 ‘스톱 사인’ 통행 규칙에 따라 주행했다.

길거리 주변의 주택 단지에는 불이 켜진 곳도 있고 큰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깃줄을 끊어 생긴 정전이 아직 복구되지 않아 컴컴한 곳도 많았다.

사이렌과 경찰차의 경적 소리는 간헐적으로 들려왔으나 전날 낮부터 밤까지 시민을 옥죄였던 긴박감은 한층 떨어진 상태다.

밤새 공포에 떨었던 수도권 주변 지역 주민들도 사방에서 날아든 낙엽을 한쪽으로 쓸어모으는 등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한편 ‘샌디’의 위세가 거셌던 지난 29일 알링턴 국립묘지를 지키는 병사들이 대피하지 않고 보초를 선 것으로 알려져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 육군은 알링턴 국립묘지의 무명용사 묘역에서 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꼿꼿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병사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 육군 대변인은 “최악의 자연재해가 발생해도 국립묘지 경계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게 근무 수칙”이라고 밝혔다.

1921년 만들어진 무명용사묘는 제1,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했으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병사들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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