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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 여성활동가 3명 ‘처형’ 방식으로 피살

쿠르드 여성활동가 3명 ‘처형’ 방식으로 피살

입력 2013-01-12 00:00
업데이트 2013-01-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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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르드족 평화협상 위기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쿠르드 여성 3명의 암살 사건으로 터키와 쿠르드 반군 간 평화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됐다.

10일 새벽 2시(현지시간) 파리 북역 인근 쿠르드연구소에서 쿠르드 분리주의 활동가인 여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내무장관은 희생자 모두 머리에 총격을 받은 것으로 보아 ‘처형’ 방식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희생자 가운데는 쿠르드연구소에서 근무해 온 20대 여성 2명 외에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창립 멤버인 사키네 칸시즈도 포함돼 있어 파문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PKK는 1984년부터 터키 남동부에서 전개한 무장 독립운동으로 4만 5000명의 희생자를 낳았으며, 터키 등 국제사회에서 테러단체로 분류돼 있다.

50대로 알려진 칸시즈는 반군 전사였다가 유럽에서 PKK의 민사 업무를 맡아 온 인물이다. 1995년에 찍힌 사진에서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옆에 서 있을 정도로 쿠르드 분리주의 세력 내 핵심 인사다. 오잘란은 1999년부터 터키 이스탄불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쿠르드족들은 터키 정부가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반면, 터키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이 반군 간의 내분으로 인한 결과이거나 터키 정부와 PKK 간 평화협상을 좌절시키려는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도 범죄 현장인 건물 안에 진입하려면 비밀번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쿠르드 반군 간 갈등으로 인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사건이 터키 정부가 오잘란과 평화협상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다음 날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에 반발한 PKK 내 강경파의 소행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휴전 조건과 요구사항 등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고조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렘지 카르탈 쿠르드국민회의(KNC) 지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정치적 범죄다. 오잘란과 터키 정부가 착수한 평화협상을 방해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비난했다. 과거에 쿠르드 활동가들을 살해한 터키 국수주의 세력의 범행일 가능성도 있다. 이날 파리·스트라스부르 등에서는 수백명의 쿠르드인들이 “더러운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고 성토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3-01-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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