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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동사한 러시아 아이들 사정 알고보니

집안에서 동사한 러시아 아이들 사정 알고보니

입력 2013-01-12 00:00
업데이트 201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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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는 것 방해한다” 작은아버지가 난방없는 욕실에 가둬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에서 부모들이 새해를 맞아 밖에서 술을 마시는 사이 어린아이 2명이 동사한 사건의 자세한 내막이 드러났다.

지난 2일 동(東) 시베리아 자바이칼주(州) 도시 치타의 한 주택 욕실에서 부모들이 새해맞이를 나간 사이 네 살과 다섯 살 난 두 남자 어린이가 동상에 걸려 숨진 채 발견돼 사회적 파문이 일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경찰의 추가 조사 결과 이 아이들은 옆집에 사는 작은아버지가 시끄럽게 장난을 치며 손님들과 술 마시는 것을 방해한다며 영하 25℃의 혹한에 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욕실에 가둬두면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아이들과 이들의 동생인 한 살과 세 살짜리 여자 아이 2명을 둔 부모들은 이날 새해를 맞아 친구 집으로 술을 마시러 나갔다. 그 사이 숨진 아이들과 세 살짜리 여자아이는 한 살짜리 동생을 집에 남겨두고 바로 옆에 사는 작은아버지 집으로 놀러 갔다. 이들이 사는 집은 중앙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개별 민가였다.

35세의 작은아버지는 찾아온 아이들이 심한 장난을 치며 소란을 피우자 이들을 난방이 끊긴 외진 욕실에 가두고 문을 잠근 뒤 약 7시간 동안이나 손님들과 술을 마셨다. 뒤늦게 정신이 든 작은아버지가 욕실 문을 열었을 때 남자 아이 둘은 이미 강추위를 못이기고 숨진 상태였다. 오빠들 사이에 끼어 있던 여자 아이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발이 심한 동상에 걸려 절단해야 할 처지다. 집에 홀로 남겨졌던 한 살까지 여자 아이도 동상에 걸려 입원했다.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는 작은아버지를 살인과 살인 미수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자녀를 혹한에 방치한 부모도 형사입건됐다. 수사위원회는 동시에 평소 과도하게 술을 마시며 알콜 중독 증세를 보이는 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이 고통을 받는 줄 알면서도 대책 없이 내버려둔 지역 경찰서 관계자에 대해서도 직무유기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소련 붕괴 이후 자본주의화 과정에서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과도한 음주는 여전히 러시아의 고질적 병폐로 남아있다. 통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6세 이상 러시아인은 순수 알코올로 환산해 연평균 16~32 리터(L)의 술을 마시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1년 기준 알콜 중독자가 2백만 명에 이르고 있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지방에선 주민들의 알콜 중독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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